'닭강정 사건', 진짜 '범죄' 였다...업주 "거짓말? 선의 모욕"

  • 등록 2019-12-27 오전 9:41:19

    수정 2019-12-27 오전 9:41:1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20대 청년들이 ‘왕따’ 피해자를 괴롭히려고 30인분의 닭강정을 거짓으로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산 이른바 ‘닭강정 사건’은 대출 사기 일당이 벌인 짓으로 드러났다. 처음 이 사건을 알린 닭강정 가게 업주는 한 매체의 ‘거짓말’이라는 표현에 분노를 나타냈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27일 사건 피해자인 A씨가 최근 대출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대출 사기 일당을 만났고, 일주일 동안 함께 지내며 증명서를 위조하는 방법 등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4일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에 찾아갔으나 문서를 위조해야 한다는 사실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달아났고, 일당은 앙갚음하기 위해 피해자 집 주소로 닭강정을 거짓 주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한 매체는 이 사실 보도하며 ‘닭강정 업주의 거짓말로 드러나’라는 표현을 썼다.

이에 업주는 처음 사건을 알린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을 통해 “선의를 모욕했다”며 “거짓말하지 않았다”고 해당 기사 내용에 분노했다.

그러면서 “정황상 ‘이런 것 같다’고 추측한 부분은 있지만 절대 꾸며서 사실처럼 말한 부분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조금 부풀려 얘기한 게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휴대전화 개통, 300만 원 갈취 등은) 제가 오버해서 글을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경찰에 그렇게) 진술한 바 없다”며 “피해자 어머니께서 (가해자가) 피해자 명의로 휴대전화 개통해서 300만 원 갈취했다고 말씀하신 통화 녹음 파일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피해자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썼을 뿐 더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허위로 꾸며내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또 업주는 “피해자 어머니와 통화한 녹음 파일을 공개하는 것이 제가 거짓말쟁이가 아니라는 가장 결정적 증거가 될 것”이라며 “공개 방식을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닭강정 사건’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 캡처)
앞서 경기도 성남에서 닭강정 가게를 운영하는 업주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한 가정집에 33만 원어치 닭강정 주문을 받고 배달하러 갔는데, 그 집 어머니로부터 자신의 아들을 괴롭히려고 누군가 장난 주문한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거짓 주문을 한 사람들과 피해자 모두 20대로, 고등학교 때부터 괴롭힘을 당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업주는 “학폭(학교폭력)이 아니라 범죄였다”고 알렸다.

이후 업주는 “제가 피해자 어머님과 나눈 대화에서 ‘가해자는 고등학교 재학시절 알게 된 애들이다’, ‘지금 피해자인 아들은 20살, 가해자는 21살, 24살’이라고 하셨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쭉 괴롭힘을 당한 건지 최근에 당한 일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업주는 해당 주문자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처럼 음식점에 허위로 배달 음식을 주문해 손해를 입힌 경우, 형법 314조 업무 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

형법 제314조 제1항은 ‘제313조의 방법(허위의 사실을 반포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계는 상대방의 착오, 부지(不知)를 이용하거나 기망, 유혹의 방법으로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한다.

경찰은 “거짓 주문에 대해선 위계로 가게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인정될 것”이라며 “혹시 이번 사건이 다른 범죄와 연관됐을 가능성은 없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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