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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중견국’ 지위를 강조하며 표심을 공략할 계획이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서도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논리다. 유 본부장이 25년간 통상 전문가로서의 길을 걸어왔고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화 과정에서 ‘여성 리더십’으로 전 세계 주목받은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역대 WTO 사무총장 가운데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유 본부장은 지난달 출마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지난 25년 공직 기간 꾸준히 통상 분야에서 일해 왔다”며 “지난 수십 년간 쌓아온 통상분야에서의 경험, 지식, 그리고 네트워크를 WTO의 개혁과 복원을 위해 활용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회원국 요구와 미래에 발생할지 모를 여러 도전에 기민하게 대응해 국제적 위기대응 공조를 선도하는 WTO로 그 역할과 기능을 보강하겠다”면서 “WTO의 개혁을 추진하는데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를 부탁한다”며 출마변을 마무리했다.
다만 우리 정부가 강조하는 중재자론은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정체성’ 논란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아프리카 출신 중에서는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백신면역연합 이사회 의장이 강력한 경쟁자다. 오콘조이웨알라 의장은 나이지리아 재무·외무장관, 세계은행 전무 등 다양한 경력을 지녔다.
이 밖에 몰도바 외무장관을 지낸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와 멕시코에서는 고위 통상 관료인 헤수스 세아데, 사우디아라비아는 무함마드 마지아드 투와이즈리 전 경제·기획부 장관이 후보로 나왔다.
이들은 이달 15~17일 WTO 일반이사회 공식 회의에서 포부를 밝힐 예정이다. 이후 회원국의 지지도가 낮은 후보부터 차례로 탈락시켜 최종 남은 한 명이 사무총장으로 추대한다. 총장 임기는 4년이다. WTO는 8월 말 1차 탈락 후보를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