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림 연출 "인연들은 다 슬픈 것"

3년 만의 신작 연극 '슬픈 연극' 선봬
가요에서 제목 차용해 주위 소재 결합
"결혼제도 모순 늘 생각…한번쯤 다뤄야 했다"
내달 5일까지 명동예술극장서
  • 등록 2015-03-29 오후 3:05:22

    수정 2015-03-29 오후 3:05:22

신작 연극 ‘슬픈 인연’으로 3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극작가 겸 연출가 김광림 한국예술종합합교 교수(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극작가 겸 연출가 김광림(63)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다시 ‘이야기꾼’으로 돌아왔다. 2012년 전통연희극 ‘우투리 1.1’ 이후 3년 만의 신작이다.

다음달 5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슬픔 인연’은 김 연출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현대극. 지난 10여년간 실험적 연희전통극 창작에 매진해 온 그가 이번에는 중년의 불륜을 다뤘다.

김 연출은 “불륜에 대해 꼭 쓰려고 한 건 아니다. 1994년 ‘집’이라는 작품을 쓸 당시부터 현재 결혼제도의 모순을 늘 생각해왔다. 한 번쯤 다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셰익스피어 작품도 그렇고 불륜과 권력은 이야기의 보편적 소재다. 이번 작품도 주변에서 들은 이런저런 소재를 모아 하나의 얘기로 엮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테면 그가 자주 다니던 종로구 혜화동 로터리에 있는 ‘보성전파사’는 극의 주인공인 백윤석의 직업이 됐다. 또 근처의 ‘시네마’라는 비디오가게는 극의 배경이다. 여기에 동백림사건 때 뉴스에서 나온 얘기들을 재배치했다.

이런 식으로 구상하다 보니 극 속 인물들의 인연이 다 슬펐다는 김 연출은 “1985년에 발표한 이 노래가 자연스럽게 제목으로 이어지게 됐다. 원래 좋아하던 노래”라고 말했다. 원래 대본은 아예 모르는 중년끼리 사랑에 빠지는 극. 하지만 36년 만에 첫사랑을 재회하는 내용으로 대본을 수정했다. 큰 골격은 군사정부 시절 거짓자백한 데 따른 죄의식으로 평생을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한 남자가 사회와 시대로부터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다.

김 연출은 “아직 우리 사회가 (이 같은 불륜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아 수정작업을 거쳤다”며 “강신일 배우의 윗도리를 다 벗길 생각이었는데 상체에 상처가 있어 그렇게는 못했다”고 웃었다. 통속적일 수 있는 남녀 이야기는 김광림 특유의 서사와 세월이 만나면서 깊이가 달라졌다. 실험적인 장치도 있다. 그는 “첼로 튕기는 소리와 나무를 두드리는 8분의 6박자 장단에 맞춰 배우가 대사를 하는 장면은 ‘우투리’의 실험적인 무대의 연장선”이라며 “내면에 깊은 울림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5번 4악장’, 서부영화 ‘몬티 월쉬’의 주제곡 ‘더 굿 타임즈 아 커밍’, 극중 배우들이 첼로와 비올라, 섹스폰, 하모니카를 합주하는 장면 등은 1970년대 학번 세대가 공감할 만한 소재들로 재미를 더한다.

올해 계획과 관련해 김 연출은 “술자리에서 한 친구와 얘기하던 중 농담과 음악의 구조 유사성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는데 올 하반기 함께 작업할 예정”이라며 “반복, 반전, 변주 등이 주요 모티브다. 정확히 언제 선보일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작 연극 ‘슬픈 인연’으로 3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극작가 겸 연출가 김광림 한국예술종합합교 교수(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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