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어 너의 '능'력을 보여줄 시간"…한파 녹인 '핫' 응...

[2020 수능]서울 지역 고사장 이모저모
학부형, 고생한 자녀 들여보내며 눈시울
올해도 어김없이 ‘경찰차 탄’ 지각생 등장
조희연 "평소 실력으로 잘 통과하길 바라"
  • 등록 2019-11-14 오전 9:40:21

    수정 2019-11-14 오전 9:58:03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되는 14일, 서울 용산구 선린인터넷고 정문 앞에서 고등학생들이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이데일리 손의연·김보겸·박순엽 기자] “고했어 너의 력을 보여줄 시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되는 14일 아침. 어김 없이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졌지만 서울지역 각 고사장에서는 ‘수능 한파’를 녹일 듯한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북, 장구 등 응원장비는 기본으로 갖춘 응원단들은 타 학교에 질 세라 노래를 목이 터져라 불렀다. 학부형들은 그간 고생한 자녀를 생각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시험은 오전 8시40분부터 오후 5시 40분까지 전국 86개 시험지구 1185개 시험장에서 치러진다.

“재수 안돼” 전국 1185개 고사장서 응원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되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 정문 앞에서 고등학생들이 시험을 응시하는 선배들을 응원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 종로구 경복고, 용산구 선린인터넷고, 중구 이화여고 등 고사장 정문에는 오전 7시쯤부터 수험생과 학부모, 수험생을 응원하는 후배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여의도고 앞에 모인 장훈고 1~2학년 학생 8명과 교사 1명은 정문 앞에서 “수능 대박 합격 화이팅 잘 찍어♡”, “꿈을 가진 자만이 성취할 수 있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선배들을 응원했다. 선배들에게 초콜릿과 사탕이 담긴 간식 꾸러미도 건넸다. 대영고 학생 6명은 “재수 안대영”, “포기할 ‘수능’ 없다”, “긴장하면 안대영” 등 피켓을 들었다.

생전 처음 응원전에 참가하는 1학년 학생들은 다소 들뜬 상태에서도 차분하게 2년 뒤 자신을 모습을 상상했다. 5시 30분부터 이화여고 앞에 나와 응원 준비를 했다는 보성여고 1학년 권예영(16)양은 “2주 전부터 준비했다”며 “긴장 말고 휴지 풀듯 잘 풀고 엿처럼 척 (대학에) 붙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장훈고 1학년 박상건(16)군은 “부모님과 정문 앞에서 인사하는 선배들을 보면 감동적이기도 하고 2년 후 내 모습이 상상된다”면서 “3년 동안 고생한 만큼 원하는 결과를 얻고 재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되는 14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 정문 앞에서 한 고등학생이 선배들을 응원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대부분 굳은 표정으로 학교에 들어갔다. 영신고 3학년 학생 김용재군은 “친구랑 함께 배정학교로 들어가는 중인데 너무나 떨린다”면서 “그간 강의 동영상을 보면서 열심히 준비했는데 잘 봤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전했다. 고3 담임인 김희경 환일고 화학교사는 “내가 어려우면 남도 어렵다는 마음으로 보는게 좋다”며 “실력보다 멘탈이 가장 중요한데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교문 앞에서는 부모님과 수험생의 눈물 젖은(?) 작별의 시간이 연출됐다. 아들이 들어간 뒤에도 한동안 정문을 떠나지 못하고 고사장 건물을 멍하니 쳐다보던 이상옥(52)씨는 “일 하러 가기 전에 고3인 둘째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러 왔다”면서 “일 끝나고 꼭 데리러 오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화여고 정문 내 교실 안내도까지 딸과 확인한 뒤 돌아나오다 만난 학부형 이정률(49)씨는 “첫째 딸이라서 그런지 걱정된다. 워낙 무던한 성품이라서 잘 치고 올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래도 긴장했는지 시험장 오는 차 안이 따뜻했는데도 핫팩을 꼭 쥐고 있더라”며 웃었다. 경복고에 아들을 들여보낸 오승희(53)씨는 “잠을 못자서 뒤척이다가 두시쯤 아이가 코 고는 소리를 듣고 나도 잠들었다”며 “수능을 준비하는 동안 온가족이 불안하고 초조하고 힘들었는데 오늘 마무리가 된다니 시원섭섭하다”고 토로했다.

올해도 지각생…경찰 숨 막히는 수송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되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 고사장에 한 학생이 경찰차를 타고 도착하고 있다.
매년 수능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손님’인 지각생들도 어김 없이 눈에 띄었다. 아침 7시54분 여의도고에서는 경찰차를 타고 온 수험생 3명이 급하게 내려 정문으로 뛰어갔다. 7시 56분 경복고에서는 한 수험생이 A보안업체의 오토바이 뒷자리에 실려 왔다. 여의도에서 한 학생을 태운 한태호 여의도지구대 경위는 “8시 9분 여의도 진주상가에 도착해 8시 15분 아슬아슬하게 여의도고 고사장에 도착했다”며 “학생이 늦어서 시험을 못 볼 줄 알고 매우 낙담한 상태였는데 도착해 시험을 볼 수 있어 다행”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선린인터넷고에서는 8시 17분쯤 수험생이 도시락을 놔두고 갔다며 어머니가 교문 안에 있는 관계자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기도 했다.

경찰은 만에 하나 학교 주변 도로가 막혀 수험생들이 지각할까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 선린인터넷고 정문에서 만난 용산경찰서 교통안전계 김백현 경장은 “차가 막혀서 수험생들 불편할까봐 미리 도로를 정리했고 어제부터 인근 도로 불법주차차량 단속을 해서 다 빼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7시 30분쯤 경복고 정문 앞에 모습을 드러낸 조희연 서울시 교육청 교육감은 “수능은 대한민국에서 한 번은 통과해야 하는 치열한 경쟁의 터널로 평소 자신감과 실력으로 잘 통과하길 바란다”며 “부모님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꼭 자축하는, 격려하는 의미에서 부모님과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자유시간이 주어지는데 지난 3년 돌아보고 진정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진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되는 14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에 한 수험생이 보안업체 오토바이를 타고 도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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