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백신이기주의 판친다…수출문 닫는 백신생산국

EU, 영국 겨냥하며 사실상 AZ 수출 금지 엄포
변이 바이러스 퍼진 인도도 백신수출 일시중단
'1회 접종' 얀센 개발한 미 J&J도 수출물량 줄여
  • 등록 2021-03-30 오전 9:46:20

    수정 2021-03-30 오전 9:46:20

(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유럽연합(EU)이 백신 공급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아스트라제네카(AZ)에 사실상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애초 계약한 대로 백신을 공급하지 않는다면 EU 안에서 생산된 AZ 백신이 외부로 반출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인도도 AZ 백신 수출을 일시 중단한 가운데 미국마저 한국 정부에 백신 공급을 줄이겠다고 통보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백신 확보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RTL 라디오에 출연해 “AZ가 EU와 맺은 계약대로 백신을 공급하지 않으면 유럽 땅에서 생산되는 모든 백신은 유럽인들에게 분배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유럽연합에서 생산된 백신을 다른 지역으로 수출해온 탓에 자국민 우선접종을 고집해온 미국이나 영국보다 낮은 접종률로 이어졌다는 판단이다. 미국은 인구 대비 백신 접종률이 28%이고 영국도 50%를 넘었다. 반면 EU는 여전히 10%대 접종률에 그치고 있다.

특정 국가를 겨냥한 조치가 아니라는 게 EU의 입장이지만, AZ와 협력 관계에 있는 영국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EU는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옥스퍼드대와 AZ 백신을 공동 개발했다는 이유로 영국에 우선 공급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백신을 생산하는 인도도 지난 18일부터 AZ백신 수출을 일시 중단했다. 한동안 주춤했던 코로나 확산세가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거세진 탓이다.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1000명 정도였던 신규 코로나 확진자 수는 6만명 정도로 두 달 만에 10배 가까이 늘었다. 인도의 외교부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내수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인도 상황이 나아지기 전까지는 수출도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적어도 다음 달 말까지 인도의 AZ백신 수출이 중단될 것으로 보이면서 190개 넘는 중·저소득국이 백신 공급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세계에서 백신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미국도 자국민 우선접종에 속도를 내면서 수출문을 닫는 모양새다.

미 존슨앤드존슨(J&J)은 ‘한 번만 맞아도 되는 백신’인 얀센 백신을 애초 계약보다 적은 50만명분 미만으로 공급하겠다고 한국정부에 통보했다. 이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취임 100일인 4월 말까지 미국인에게 백신 2억 도스를 접종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인 ‘취임 100일까지 1억 도스 접종’에서 목표치를 두 배 올리면서 미국인들에 얀센 백신을 우선 공급해야 할 상황에 놓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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