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동아팜텍(140410) 본사에서 만난 박동현 사장(사진)은 "살아오면서 가장 큰 도전은 신약개발사업"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동아팜텍은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기업공개(IPO)를 한 신약개발업체다. 박 사장의 이력은 다소 독특하다. 월가 한인 1세대 출신인 것. 깐깐한 금융 전문가로 유명했던 그가 신약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고등학교 시절 형을 따라 미국 유학에 나선 그는 예일대를 졸업한 직후 메릴린치에 입사했다. 그야말로 월가의 한인 1세대였던 것.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로 뛰던 그는 AIG와 함께 AIA캐피탈코리아를 설립했다. 국내 M&A 협상을 추진하면서 동아제약과 인연을 맺게 됐고 이후 1999년부터는 동아제약 사외이사를 맡게 된다.
이렇게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신약개발 과정은 쉽지 않았다. 세계 제약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을 뚫기 위해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큰 비용과 시간이 들었다. 자이데나가 지난 2009년 임상 2상을 마치기까지 100억원이 투입됐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임상 3상까지 합하면 총 500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박 사장은 "신중히 사업을 진행한 덕분에 시행착오 과정이 적었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덜 들었다"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임상을 판단해줄 전문가가 국내에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계 유수 전문가들을 영입하는데 만큼은 자금을 아끼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계획대로만 진행된다면 내년부터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할 전망이다. 물론 승인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리스크도 있다.
그는 "국내를 비롯해 이미 여러 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안정성은 어느 정도 입증된 상황"이라면서 "임상을 진행하는 것도 안정성 등을 보이기 위한 것인데, 이미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라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파이프라인이 유데나필 하나밖에 없다는 점과 오는 5월 비아그라의 특허가 만료되는 점도 부담되는 요소다.
비아그라의 특허 만료에 대해서는 "다양한 제네릭(복제약)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실제 시장에서 어떻게 반응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실적이 다소 부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신약사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평가"라면서 "직전해인 2010년에 계약이 몰린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이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자이데나 관련 특허 만료 시기가 2023~2025년이라는 점에서 실적에 대한 염려는 지나쳐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네릭 위주의 국내 제약사업의 성장성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장 약가일괄인하 등에 발목 잡히고 있는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성장성이 더욱 제약될 것"이라면서 "선진시장은 신약개발 전문 비즈니스 모델이 보편화돼 있다. 국내 제약산업이 제대로 크기 위해서는 이런 모델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동현 동아팜텍 사장은 1956년생으로 서울 출신이다. 미국 예일대 경제학과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를 마친 후 1985년 미국 메릴린치에 입사했다. 기업 인수·합병 등을 담당하며 투자금융부 이사를 역임했다. 1990년에는 AIG와 합작으로 M&A자문사인 AIA 캐피탈 코리아를 세웠다. 1999년 동아제약의 사외이사를 맡은 인연으로 2002년 동아팜텍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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