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대 고금리 내년 중 지속"…매파 가득 찬 잭슨홀

'침체 각오한 긴축'…잭슨홀 가득 찬 매
파월 "70년대 물가 실패 되풀이 않겠다"
연준 고위인사 "4% 초반까지 금리 인상"
더 심각한 유럽…"긴축 외 선택지 없다"
  • 등록 2022-08-28 오후 4:45:10

    수정 2022-08-28 오후 8:55:46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우리의 목표는 지금 단호하게 행동해 1970년대 (물가 폭등의) 실패를 피하는 것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기준금리 인상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 (이사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 이사)

“미국은 적어도 1~2년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것이다. 너무 빨리 금리를 인하하지 말아야 한다.” (기타 고피나스 국제통화기금 수석이코노미스트)

지난 25~27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의 휴양도시 잭슨홀은 ‘매파’들로 들썩였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저명한 이코노미스트들이 총출동한 올해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은 ‘경기 침체를 각오한 공격 긴축’ 목소리로 가득 찼다.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왼쪽)와 라엘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은행(Fed) 부의장(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오른쪽)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연준, 4% 초반 인상 후 내년 중 유지”

가장 주목 받은 이는 단연 연방준비제도(Fed)의 파월 의장이다. 최근 초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대다수 나라들이 미국의 통화정책을 사실상 추종하다시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파월 의장은 예상을 깨고 초강경 긴축 발언들을 쏟아냈다. 그는 8분 남짓한 짧은 연설을 통해 “미국 경제에 일부 고통을 유발해도 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이라며 “(이미 중립금리 수준까지 인상했음에도) 멈출 지점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현재 연준 기준금리는 2.25~2.50%. 파월 의장의 언급은 인플레이션 혹은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중립금리 수준에 도달했지만, 공격적인 추가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는 또 1970년대 물가 관리 실패를 거론하면서 “그런 결과를 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70년대 연준이 강력하게 행동하는 데 실패한 것이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의 고착화를 야기했고, 이로 인해 1980년대 초 가혹한 금리 인상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1970년대식 ‘스톱 앤드 고’(stop and go·물가 폭등을 억제하고자 금리를 인상했다가 다시 성장세를 뒷받침하고자 긴축을 완화하는 정책)를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짧은 연설 동안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무려 45번 언급했다.

최종 금리 레벨에 대해서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넌지시 힌트를 줬다. 그는 잭슨홀 심포지엄을 계기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하면서 “연준은 내년 초까지 4%를 약간 넘는 수준까지 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그 레벨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고) 내년 중 금리가 내릴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3% 중후반대까지 금리를 올린 후 내년 상반기에 인하 사이클로 들어갈 수 있다는 당초 월가 관측보다 훨씬 강경한 목소리다. 이 때문에 시장은 연준이 당장 다음달(9월) FOMC에서 또 75bp(1bp=0.01%포인트)를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오는 11월과 12월 FOMC 역시 50bp 정도는 인상 폭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더 심각한 유럽…“긴축 외 선택지 없다”

미국뿐만 아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슈나벨 이사는 연설에 나서 “경기 침체에 진입하더라도 통화정책 정상화의 길을 계속 가는 것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거의 없다”며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미국보다 물가 폭등세가 더 심각하다. 유럽의 맹주인 독일의 요아힘 나겔 독일연방은행 총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올해 가을 물가가 10% 이상 오를 수 있다”고 말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유럽마저 자이언트스텝을 강행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또 다른 ECB 이사인 마틴스 카작스는 “ECB는 50bp와 75bp 인상하는 방안에 모두 열려 있어야 한다”며 “지금은 최소 50bp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CB는 일본은행(BOJ)과 함께 완화 정책을 고수했던 곳이다. 지난달(7월) 금리를 올렸던 게 2011년 11월 이후 거의 11년 만일 정도였다. 이번 초강경 긴축 발언은 그만큼 이례적이라는 뜻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고피나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잭슨홀 행사 중 블룸버그TV와 만나 “중앙은행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는 섣불리 통화 완화로 선회하지 않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미국을 거론하며 “너무 빨리 금리를 인하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중앙은행 인사들이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공급망 문제를 정부와 협의하지 않는다면 세계 경제의 리스크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은행이 ‘독립성’의 틀에 갇혀 있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고물가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주요국 중 이와 상반된 입장을 내비친 곳은 일본이 유일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올해 말까지 물가 상승률이 2% 또는 3%에 접근하고 내년에는 1.5%를 향해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며 “통화 완화를 계속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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