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사라졌다"..불황에 '죄다 땡처리'

의류·제화·아웃도어업체도 일제히 세일
불황 탈출 안간힘..시즌오프 반값 할인
사은품 증정품 1+1 끼워주기는 '필수'
노세일 브랜드 없다..정가에 사면 바보(?)
  • 등록 2014-07-01 오전 11:05:26

    수정 2014-07-02 오전 9:20:41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기획전, 감사전, 시즌오프전….’ 가격 정찰제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패션의류와 화장품업계는 물론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연일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다. 장기화된 내수 침체에 소비 심리까지 위축되자 고객 감사나 기념일, 여름맞이 이벤트 등의 명분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모양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의류 브랜드들이 이상기온 현상으로 시즌 제품이 제대로 팔리지 않자 울며 겨자 먹기로 파격 할인 행사에 나서고 있다. 기존 정가에서 최대 60%의 할인율을 적용하는가 하면, 이례적으로 두 달 가량 세일에 들어가는 업체들도 생겨나면서 할인 경쟁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패션공룡’ 유니클로·H&M·에잇세컨즈·스파오·자라 등 국내외 SPA(제조·직매형의류) 브랜드들은 지난달 20일 동시에 여름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삼성에버랜드 에잇세컨즈는 이달 31일까지 여름시즌을 마무리하는 ‘슈퍼 세일’을 진행 중이다. 봄·여름 대표 상품인 티셔츠, 핫팬츠, 수영복, 원피스를 비롯해 신발, 양말 등 액세서리까지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H&M도 에잇세컨즈와 같은 날 최대 60% 세일 행사에 들어갔다. 스파오와 유니클로도 올 봄 여름 신상품을 전국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최대 50% 할인해준다. 재고 소진 효과와 함께 떨어진 매출을 늘리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인 셈이다

이날 찾은 명동 거리도 의류 매장마다 요란하게 할인행사를 홍보하고 있었다. 매장 입간판에는 최대 30~50% 광고 문구가 안 걸린 매장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명동 A의류 매장 한 관계자는 “장기화된 불황에 날씨도 도와주지 않아 전년도에 비해 매출이 좋지 않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할인행사에 뛰어드는 것 같다”며 “집객 효과도 있고 다른 매장들도 할인을 내세워 이벤트를 하고 있어 안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인기 아웃도어 의류들도 시즌 오프 세일이 한창이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최대 50%가량 할인 판매에 나섰다. 컬럼비아, 네파 등도 여름 세일에 들어갔고, 노스페이스는 구매 금액별로 사은품 증정 행사를 벌이고 있다. 상황은 제화업체들도 마찬가지다. ABC마트, 레스모아 등도 경쟁적으로 할인행사에 동참했다.

업계에서는 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이 같은 할인 행사가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슷하게 반복되는 할인 행사로 인해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할인 폭은 점차 낮아져 할인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다. 노세일 브랜드들도 백화점 할인 행사에 동참하자 소비자들의 배신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서울 약수동에 사는 황유미씨(여·36)는 “너무 많은 할인 행사가 이어지고 있어 기존 가격에 거품이 낀 게 아니었는지 의심마저 든다”면서 “과도한 세일과 무분별한 할인율로 브랜드 가격정책에 불신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업체들도 원재료 상승 등 힘든 부분이 많지만 지속적인 할인 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도록 애를 쓰고 있다”며 답답함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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