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끝까지 버티는' 서울시..송현동 중재안도 못받겠다

최종합의안 결렬 후 권익위 중재안 만들어 의견수렴
서울시 마감시한까지 입장 안내..사실상 수용불가 뜻
매각 급한 대한항공 '곤혹'..중재 실패 가능성 권익위 '곤란'
  • 등록 2020-12-13 오후 3:55:47

    수정 2020-12-13 오후 9:29:57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서울시가 국민권익위원회의 매매계약 관련 중재안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중재안에 대한 수용 불가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이 소유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13일 관련 업계와 서울시에 따르면 권익위가 지난 8일, 대한항공(003490)과 서울시, LH에 의견 조회를 요청한 중재안에 대해 서울시만 요청 기한인 10일까지 공식입장을 전달하지 않았다. 반면 대한항공과 LH는 받아들인다는 취지로 입장을 회신했다.

권익위의 중재안은 송현동 부지의 매매계약 시점에 관한 것으로 ‘토지 교환계약은 2021년 4월 30일까지 한다. 그러나 천재지변, 피신청기관의 의회 부동의 등 행정절차 이행과정에 불가피한 차질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권익위, 신청인, 피신청인 관계 기관이 협의해 정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초 대한항공과 서울시는 권익위의 중재로 ‘2021년 4월 30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한다’는 내용을 합의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지난달 26일 열기로 한 최종합의 서명식 하루 전인 25일 입장을 바꿨다. 이때 서울시가 요구한 것은 매매계약 시점을 특정하지 않고 ‘조속한 시일 내에 매매계약을 체결하도록 노력한다’는 문구로 변경하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매매계약 시점을 특정해야 한다고 반발했고, 결국 최종합의 서명식은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권익위는 양쪽 입장을 반영, 계약 시점을 특정하되 상황에 따라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중재안을 만들어 양측에 다시 의견을 물은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서울시가 수용하겠다는 공식입장을 전달하지 않고 사실상 받을 수 없다는 뜻을 밝히면서 조속한 부지 매각이 필요한 대한항공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내년까지 채권단이 1조2000억원을 지원한 것에 대한 자구안을 이행해야 하는데, 그중 송현동 부지 매각이 핵심이다.

반면 서울시는 부지 매입이 급하지 않다. 특히 대한항공이 이 부지를 서울시가 아닌 다른 곳에 매각하기 위해선 서울시가 이 부지에 걸려 있는 용도 제한 등을 풀어줘야 하는데 이미 서울시는 공원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다른 용도로 풀어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서울시가 아니면 이 땅을 살 곳이 없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이같은 점을 내세우면서 대한항공에게 자신들의 뜻 대로 합의를 할 것을 종용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송현동 토지 매각이 한시가 급한데 협상 상황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곤혹스럽다”며 “끝까지 권익위의 중재를 통해 합의 결과를 만들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사안을 중재한 권익위도 입장이 곤란해졌다. 합의 직전까지 갔다가 다시 중재안을 만드는 등 중재 노력을 기울였지만 서울시의 수용 불가 입장에 따라 사실상 중재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권익위 관계자는 “현재 서울시와의 대화를 통해 설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조속히 송현동 부지 매각을 해야 하는 것과 달리 부지 매입이 급하지 않은 서울시가 매매계약 조건을 놓고 ‘몽니’를 부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권익위의 중재마저 실패한다면 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가 나서 애꿏은 민간기업이 피해를 보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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