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父, 성추행 피해 여군에 “아들, 전역 보고파” 연락

  • 등록 2021-06-01 오전 10:36:11

    수정 2021-06-01 오전 10:36:11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선임 부사관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공군 여성 부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공군 측은 “철저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 ‘뉴스데스크’ 캡처.
지난달 31일 MBC 보도에 따르면 충남 서산에 있는 공군 모 부대 소속 이모 중사는 지난 3월 선임인 장모 중사로부터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 앞자리에는 후임 부사관이 운전 중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중사는 곧바로 차문을 박차고 내린 뒤 상관에게 신고했다. 하지만 장 중사는 이 중사 숙소까지 따라와 신고를 할 테면 해보라고 비웃었다.

회식을 주도했던 상사는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냐”고 합의를 종용했고, 장 중사는 “죽어버리겠다”고 협박했다고 MBC는 전했다.

결국 이 중사는 ‘불안장애’ ‘불면증’ 등으로 3개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 중사는 전출을 요청해 15전투비행단으로 옮겼다.

하지만 압박은 계속됐다. 또한 같은 군인인 이 중사의 약혼자에게도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장 중사 아버지는 이 중사에게 “항상 아버지로서 장 중사 하나만 바라보면서 살아왔기에 뿌듯했습니다. 이유가 어떻든 아들의 잘못은 혼나 마땅합니다”라며 “못난 아버지로서 마지막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중에 장 중사가 명예롭게 전역하는 걸 보고싶습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부대를 옮긴 지 나흘 만인 지난 21일 이 중사는 휴대전화 녹화 버튼을 누르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날은 이 중사가 혼인신고를 한 날이다.

휴대폰에서 발견된 메모에는 ‘나의 몸이 더렵혀졌다’ ‘모두 가해자 때문이다’라고 적혀 있었다.

장례를 미룬 이 중사 측은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 중사 아버지는 지난달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사랑하는 제 딸 공군 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렸다.

이 중사 아버지는 “타 부대로 전속한 이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최고 지휘관과 말단 간부까지 성폭력 피해자인 제 딸에게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인 매뉴얼을 적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식절차라는 핑계로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가한 책임자 모두를 조사해 처벌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공군 측은 “현재 강제 추행건에 대해서는 군 검찰에서, 사망 사건 및 2차 가해에 대해서는 군사경찰이 수사 중”이라며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해서 명명백백하게 밝혀 법과 규정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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