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공장서 숨진 20대 '가장'…당시 현장 CCTV도 없었다

  • 등록 2022-10-16 오후 9:40:59

    수정 2022-10-16 오후 10:18:24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SPC그룹 계열인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 A씨가 기계에 몸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유족 측은 회사에서 사고 원인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오전 6시20분께 A씨가 소스 배합기 기계에 몸이 끼는 사고가 났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사진=SBS 뉴스 화면 갈무리)
현장에는 A씨 외에 다른 직원 1명도 더 있었지만 사고 당시 다른 직원은 자리를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는 대학 진학도 포기한 채 홀로 어머니와 고3 남동생을 부양하던 ‘가장’이었던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A씨 아버지는 오랜 기간 무직으로 지냈고 어머니는 옥탑방이 자리 잡은 상가의 인쇄소에서 일하며 살림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올 7월 부모님 이혼으로 아버지가 집을 떠나게 되면서 사실상 A씨 월급이 생계유지 수단이 된 상황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A씨의 유족 측은 16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학교도 분명히 남들처럼 같이 하고 싶은 부분도 있었을 것”이라며 “가정의 생계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본인이 솔선수범해서 가장으로서 나섰다”고 말했다.

A씨는 대학 진학을 희망했지만 가정 형편 때문에 포기하고 2018년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제과점에 취직했다. A씨는 2년 후 SPC 계열사로 이직해서 일하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회사에서 사고 원인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아직 조사 중이고 그런 부분이 있는 건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노동부나 경찰 측에 대한 대응 서류를 준비할 게 아니다. (유족에게) 그런 설명이 아무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SPC 측은 SBS에 “회사 임직원들이 장례식장에 상주하고 있으며 애도 기간이 끝나면 구체적인 내용을 더 협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해당 사업장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당시 현장을 비추는 CCTV 역시 없었던 탓에 경찰은 현장 상황, A씨 동료, 업체 관계자의 진술 등을 기반으로 A씨가 기계에 끼이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A씨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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