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KB금융회장의 만사형통 지표 `CIR`

"CIR 낮춰야 이익내고 주가 올라 M&A도 가능"
"M&A도 규모가 목적 아닌 CIR 낮추기 위한 것"
  • 등록 2010-08-23 오후 12:20:31

    수정 2010-08-23 오후 12:20:31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어윤대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은 지난 1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 도중 비용수익비율(CIR·Cost Income Ratio)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어 회장의 머릿속엔 모든 것이 CIR과 통해 있었다.

KB금융의 비만증을 치유하는 것도 그렇고, 주가도 그렇고, 인수·합병(M&A)도 모두 CIR이 선진은행 수준으로 개선돼야 제 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봤다.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그의 임기말인 오는 2013년까지 현재의 52%에서 45% 수준까지 떨어트리겠다고 했다.

▲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비용수익비율(CIR)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
국민은행의 현재 CIR은 경쟁은행인 신한은행의 47%, 하나은행의 45% 등 주요은행들보다 높은 수준이다. 스페인 산탄데르은행의 경우 42% 수준에 불과하다. 비만증을 앓고 있는 국민은행의 현 주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어 회장에게 CIR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는 뭘까. CIR은 인건비 등 은행의 각종 비용을 수익으로 나눈 것으로 경영효율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중 하나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번다고 해도 한쪽 구멍에서 돈이 줄줄 샌다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더욱이 앞으로 은행산업은 돈을 벌기도 여의치 않은 환경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 등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큰 위험을 감수하며 수익률 높은 투자에 나서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대기업은 더이상 은행 돈을 필요로 하지 않고 중소기업엔 떼일 염려 때문에 공격적으로 대출해주기도 어렵다. 부동산 장기침체와 금리인상 등으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사려는 개인의 수요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돈을 벌기 힘들어지면 비용을 줄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어 회장은 "외국 선진금융기관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지표가 순이자마진(NIM)과 CIR"이라며 "NIM은 기준금리 등 외생변수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회사에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CIR"이라고 말했다. 임기 내 CIR만은 확실하게 스페인의 산탄데르 등 선진 은행 수준으로 끌어내리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몸이 가벼워진 이후로 미뤄놓은 M&A도 CIR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어 회장은 "정말 싼 물건이 나오거나 KB금융의 주가가 올랐을 때 M&A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싼 매물이 나올지 안나올지는 알 수 없으니 경영진이 할 수 있는 것은 주가를 올리는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이익을 많이 내야 가능하고, 이익을 내는데 가장 중요한 것중 하나가 비용절감, 다시 말해 경영효율라는 게 어회장의 지론이다.

따라서 KB금융에서 CIR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지금 당장 아프지만 임원들의 임금삭감, 희망퇴직, 조직슬림화 등을 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 어차피 키 172cm에 85kg인 사람이 와 달리기를 해봤자 가벼운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설명이다.

더 나아가 M&A의 목적 또한 규모를 키우는 게 아니라 CIR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 회장은 "세계적인 은행이 된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은 마켓쉐어(시장점유율)를 높이기 위해 해외은행을 M&A한 게 아니라 CIR을 줄이기 위해 해외에 투자를 한다"며 "반면 우리는 규모 확대를 M&A의 목적처럼 여겨왔다"고 지적했다.

규모를 키워 비용을 줄이겠다는 `규모의 경제`야 말로 M&A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뚱뚱한 상태서, 준비되지 않은 상태서 이뤄진 M&A는 자칫 비용만 키우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자리잡고 있다.

어 회장이 언제쯤 KB의 몸집을 가볍게 만들어 M&A에 나서고 또 이러한 M&A를 통해 KB의 체질을 더욱 강하게 변화시켜 나갈지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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