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포스코 日지진 성금 "왜 1억엔일까"?

돈보단 `진심`이 더 중요..日 고유의 문화 감안한 결정
무턱대고 돕는 것은 실례..`일본 대표기업에 대한 배려도`
향후 물적 지원보다는 자원봉사 등으로 일본 지원할 계획
  • 등록 2011-03-17 오전 10:34:07

    수정 2011-03-17 오후 4:44:44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삼성과 LG, SK, 포스코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약속이나 한듯이 일본 지진 구호성금으로 1억엔(약 14억원)씩을 전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같은 재계의 모습은 지난 2008년 중국의 쓰촨성 대지진 때 경쟁적으로 성금액을 늘려가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것.

이는 도움의 부피보단 진심을 더 중요시 여기는 일본 문화를 감안한 것으로, 일본 대표기업들이 1억~ 3억엔을 기부한 상황에서 일본 기업들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배려`도 담겨 있다는 게 재계의 설명이다.   

재계는 앞으로도 물적 지원을 늘리기 보다는, 진심이 배어나는 복구 지원 활동 등으로 지원 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 삼성도 LG도 1억엔씩 기탁..`日 기업 자존심 건드려선 안돼`

17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일본 지진 피해복구 성금으로 1억엔을 대한적십자사 등을 통해 기부할 계획이다.   전날 삼성과 LG, 포스코(005490) 등도 대규모 지진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에 구호성금 1억엔을 지원키로 했다. 재계 5위권인 국내 굴지의 그룹사들이 모두 딱 1억엔씩의 구호 성금만 보낸 것이다. 

특히 이 같은 모습은 지난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 때 요란하게 구호성금을 보내던 모습과 크게 비교 된다. 당시 삼성그룹은 3000만위안(당시 환율기준 약 45억원)의 대규모 성금을 기탁했으며, LG그룹도 1700만위안(당시 환율기준 약 26억원)을 전달했었다.   하지만 `구호성금 1억엔`은 과도한 도움을 거절하는 일본 특유의 문화를 감안한 것이라는 게 재계 설명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성금 1억엔은 일본 기업의 문화와 일본인들의 성향 등을 감안해 결정한 금액"이라면서 "경제 대국에다 자존심이 강한 일본에 무턱대고 다가가 도와주겠다고 하는 것은 자칫 결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와 파나소닉, 소니 등 일본 대표 기업들이 지진 피해 성금으로 1억~ 3억엔(42억원)을 낸 점도 고려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일본의 피해 상황을 감안했을 때 1억엔이라는 돈이 소소해 보일 수 있겠지만, `돕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보면 된다"며 "더 큰 돈을 낸다고 하면 일본 측에서 오히려 부담스러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 `돈보다는 마음이 먼저`..위로와 격려로 다가가야   일본을 잘 아는 그룹 총수나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성금 기탁에 앞서 위로 서신을 보내 깊은 애도를 표한 것도 돈보다는 `진심`을 중요하게 여기는 일본 문화에 대한 `배려` 차원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일본 거래선들에 아들인 이재용 사장 명의로 위로서한을 보냈으며,  LG도 구본무 회장 명의로 일본 내 협력업체들에게 협력을 약속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도 지난 14일 전략적 제휴관계인 일본 철강사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전달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과도한 도움은 거절하는 성품이 있으며, 물적 지원에 앞서 위로와 격려로 다가가야 한다"며 "지원의 부피가 아니라 '진심'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재계는 앞으로도 물적지원 보다는 진심이 묻어있는 복구 지원 활동 등으로 일본 지원의 폭을 넓혀갈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향후 복구 작업이 진행되면 일본 현지법인 등을 통해 대대적인 자원 봉사 활동을 진행하고, 포스코는 조업중단 등 치명적 피해를 입은 일본 철강 업체들에게 철강제품을 최우선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 관련기사 ◀ ☞포스코 `웃고 싶어도 웃지 못하는 이유` ☞포스코, 日 지진 구호성금 1억엔 지원 ☞정준양 포스코 회장, 日 철강사에 `위로 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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