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샐러리맨 월급봉투에도 찾아오고···

금융위기 실물경제로 파급…직장인 임금에 직격탄
항공업계, 高유가·高환율 압박에 9년 만에 임금동결
일부 기업, 임원 급여 반납하거나 일부만 지급하기도
  • 등록 2008-10-08 오후 1:41:43

    수정 2008-10-08 오후 1:41:43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자산매각 등 한창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중인 중견그룹의 임원 A씨. 지난 9월 추석을 앞두고 월급을 회사에 반납해야 했다. 협력업체에 추석 자금을 지급하기 위해 회사가 임원들에게 결단을 요청한 것. 결국 이 회사 임원들은 빈 손으로 추석을 맞았다.

금융시장 위기가 실물경제로 파급되고 있다. 수출업체, 수입업체 너나 할 것 없이 환율과 경기침체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직장인 월급봉투에까지 위기가 전파된 양상이다.

상반기에 적자를 기록한 항공업계는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올해 임금을 동결했다. 대한항공이 지난 8월 올해 임금을 동결한데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지난달 임금 동결 합의를 이끌어냈다.

유가 부담이 매출액의 30% 안팎을 차지하다보니 상반기에는 고유가로, 하반기에는 고환율로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5%대를 넘어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임금 동결은 삭감이나 마찬가지다.

항공업계가 한 목소리로 임금을 동결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9년 이후 9년 만의 일이다. 1999년 결성된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올해 처음으로 임금 동결에 합의했다. 노조 전체로는 지난 2005년 이후 3년 만의 동결이다.

같은 해 결성된 아시아나항공 노조도 처음으로 임금 동결에 찬성했다. 아시아나 항공 노조는 지난 9월30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압도적인 찬성 비율 81.2%로 통과시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임금을 4% 인상했었다.

이같은 상황은 원자재 부담이 큰 항공·정유·철강업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금융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경기침체로 기업 수익마저 타격을 받으면서, 업종 불문하고 기업의 현금 융통성이 나빠졌다.

한 건설사는 지난 8월 직원 급여의 일부분만 지급했고, 월급날을 뒤로 미루는 업체도 있었다. 기업 자금상황이 금융위기와 각종 위기설로 악화된데다, 금리까지 뛰면서 자금 구하기가 더 어려워진 탓이다.

이처럼 금융권 위기가 산업 전반을 압박하자 책임의식을 느낀 금융권에서 먼저 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유지창 은행연합회장은 지난 2일 금융노조 대표단에게 "외환위기를 경험한 금융인이 먼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며 "지금 상황에서 스스로 임금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뜩이나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직장인의 월급마저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돼, 국내 수요는 더 위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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