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위기가 실물경제로 파급되고 있다. 수출업체, 수입업체 너나 할 것 없이 환율과 경기침체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직장인 월급봉투에까지 위기가 전파된 양상이다.
상반기에 적자를 기록한 항공업계는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올해 임금을 동결했다. 대한항공이 지난 8월 올해 임금을 동결한데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지난달 임금 동결 합의를 이끌어냈다.
유가 부담이 매출액의 30% 안팎을 차지하다보니 상반기에는 고유가로, 하반기에는 고환율로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5%대를 넘어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임금 동결은 삭감이나 마찬가지다.
같은 해 결성된 아시아나항공 노조도 처음으로 임금 동결에 찬성했다. 아시아나 항공 노조는 지난 9월30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압도적인 찬성 비율 81.2%로 통과시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임금을 4% 인상했었다.
이같은 상황은 원자재 부담이 큰 항공·정유·철강업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금융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경기침체로 기업 수익마저 타격을 받으면서, 업종 불문하고 기업의 현금 융통성이 나빠졌다.
한 건설사는 지난 8월 직원 급여의 일부분만 지급했고, 월급날을 뒤로 미루는 업체도 있었다. 기업 자금상황이 금융위기와 각종 위기설로 악화된데다, 금리까지 뛰면서 자금 구하기가 더 어려워진 탓이다.
유지창 은행연합회장은 지난 2일 금융노조 대표단에게 "외환위기를 경험한 금융인이 먼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며 "지금 상황에서 스스로 임금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뜩이나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직장인의 월급마저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돼, 국내 수요는 더 위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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