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이면 약은 어떻게?”…'셀프 치료' 전전긍긍

재택치료 인원 20만명 돌파… 관리 불안 호소 목소리
"혼자면 약 못 받아", "가족도 다 책임지기 어려워"
자가검사키트 수급도 문제… "마스크 대란 떠오른다"
  • 등록 2022-02-13 오후 7:04:38

    수정 2022-02-13 오후 7:44:25

[이데일리 권효중 김윤정 기자] 광주광역시 서구에서 자취중인 신모(30)씨는 지난 11일 확진 판정을 받고 일반관리군으로 자가 격리중이다. 신씨는 “음식물쓰레기와 일반쓰레기 등을 내놓을 수 없어 쓰레기가 쌓이고 있어 방 안에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며 “상비약이 떨어져도 나갈 수 없는데 비대면 진료를 보더라도 처방약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함평에 계신 부모님이 광주까지 오셔서 약을 전해주셨다”라며 “격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답답해서 물어봐도 ‘아프면 전화해서 진료 보세요’라는 말이 전부였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만명을 훌쩍 넘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청 재택치료관리 태스크포스(TF)팀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하게 확산하면서 나흘 연속 신규 확진자가 5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에 정부가 지난 10일부터 ‘셀프 재택치료’를 도입하는 등 관리 정책에 변화를 줬지만, 재택 치료를 받고 있는 일반관리군 확진자들 사이에서는 약을 받는 과정을 포함해 비대면 진료 체제 전반에 걸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상비약과 신속항원검사키트 등 개인 물품의 수급을 두고도 ‘각자도생’이 되고 있다는 목소리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재택치료 중인 환자는 21만4869명으로 처음으로 20만명을 넘어섰다. 이중 일반관리군은 약 절반에 달한다.

신씨처럼 일반관리군 중 혼자 살고 있는 이들만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은 아니다. 가족 등 동거인과 함께 생활하는 이들도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정부의 원칙으로는 ‘코로나19 지정약국’을 통해 처방전을 받고, 동거인이 약을 수령할 수 있지만 동거인이 모두 책임지기는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생 다섯살, 2020년생 세 살배기 두 명의 자녀가 코로나19에 확진된 경기도 평택시 거주자 남현미(32)씨는 어린 아이들을 돌보느라 집 밖에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남씨는 “아이들의 열이 40도까지 올랐는데 약국 해열제를 먹여도 열이 떨어지지 않아 보건소와 통화했더니 ‘늦은 시간이니 일단은 해열제를 먹고 버텨라’고 얘기하더라”며 “아이들이 다니는 병원도 어떻게 할지를 모르니 다음 날 다시 전화를 달라고 하는데 간호로 인해 밖에 나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약에 대한 정확한 지침, 빠른 배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신속항원검사키트 등 ‘셀프 방역 관리’에 필수적인 물품 수급을 놓고도 불안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0일 정부의 유통개선 조치에 따라 오는 17일부터 개인은 약국과 편의점 등 오프라인에서만 신속항원검사키트 구입이 가능하고, 구매 가능 수량 역시 1인당 1회, 5개로 제한된다.

최근 회사 거래처의 확진자와 접촉해 신속항원검사키트를 사기 위해 동네 약국을 계속 돌았다는 직장인 송모(29)씨는 키트 수급 환경에 불안감을 드러냈다. 송씨는 “동네 약국 7~8곳을 돌았지만 결국 키트를 찾지 못했고, 편의점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재고 확인을 거쳐 편의점에서 겨우 하나를 구했다”라며 “앞으로는 개인이 이러한 과정을 모두 책임지고, 스스로 검사를 해야 할 때가 더 많아질텐데 ‘마스크 대란’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신속항원검사키트의 온라인 판매도 금지했다. 판매처는 약국과 편의점으로 국한된다. 정부는 “범정부 신속항원검사키트 수급TF를 통해 수급상황 모니터링 등 공급 안정화 노력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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