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수상소감 이례적"...외신도 "누구? 블랙리스트 올라"

  • 등록 2020-02-11 오전 10:06:46

    수정 2020-02-11 오전 10:12:1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미경 부회장 수상 소감, 폭스(영화제작사 20세기 폭스·20th Century Fox) 회장도 한 적 없는 이례적인 일”

영화평론가 강유정 강남대 교수가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소감 마지막을 장식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에 대해 한 말이다.

강 교수는 지난 10일 오후 tbs ‘김지윤의 이브닝쇼’에 출연해 “(이 부회장이) 유례없는 일 하신 것”이라며 “무대 말고, 무대 밖에 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말로 축약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강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도 “투자배급을 한 게 중요하다. 한국 영화계를 성장시킨 부분에 CJ가 있다는 어필을 한 건 알겠다. 그것도 사실에 부합하지만 그 자리(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투자·배급사가 전면에 등장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 영화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배급, 소위 말하는 수직 계열화가 강하기 때문에 영화를 만들어도 영화관에 걸 수 없는 환경이다. 한국 경제 발전하고 비슷하다. 이게 한국 영화를 20년간 급속도로 발전시킨 것도 맞다. 하지만 이렇게 (한국 영화계가) 계속 가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투자·배급사는 뒤에 있음에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감독과 배우와 그리고 제작자가 누려야 할 자리였다. 그 말(이 부회장 수상소감)은 나중에 천천히,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투자배급사로서 얘기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아쉬움이 든다”라고 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책임 프로듀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수상소감을 전하고 있다. 그 옆을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가 지키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인공은 한국 영화 ‘기생충’이었다. ‘기생충’은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에 이어 감독상과 작품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작품상 발표 후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 출연 배우들이 모두 무대 위에 올랐다. 이들을 대표해 영화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가 수상소감을 전했다.

곽 대표의 소감 발표가 끝난 뒤 중계 카메라는 시상자에게 넘어갔으나 객석에선 곽 대표의 마이크를 건네 받은 이 부회장에게 발언 기회를 주라고 손짓했다.

이러한 모습에 외신도 이 부회장에게 관심을 나타냈다.

미국의 ABC 뉴스와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언론에선 이 부회장의 영어 이름인 미키 리(Miky Lee)를 언급하며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ABC 뉴스는 “한국 영화계 거물이 말할 기회를 얻었다”며 이 부회장의 수상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의 손녀”라고 소개하며, 애덤 라신스키 포춘 선임기자가 “‘기생충’의 최고 투자자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가문의 일원이다. ‘기생충’이 악마로 만든 사회적 엘리트의 전형”이라고 말한 ‘아이러니’도 게재했다.

또 박근혜 정부 때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태를 겪은 사례도 언급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tvN ‘SNL코리아’에서 대통령 등 정치인에 대한 풍자 방송을 내보내고 ‘광해, 왕이 된 남자’, ‘변호인’ 등 영화에 CJ가 직·간접적으로 지원한 것에 대해 당시 박 대통령이 못마땅하게 여겨 이 부회장 사퇴 요구 등 ‘CJ흔들기’에 나섰다는 소문이 정·재계에 떠돈 바 있다.

이 부회장은 ‘기생충’에 책임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고, CJ ENM은 ‘기생충’의 투자·배급을 맡았다.

그는 아카데미 무대에서 줄곧 영어로 “봉 감독에게 감사하다”며 “당신 자신이 되어줘서 감사해요”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봉 감독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 그의 미소, 머리 스타일, 그가 말하고 걷는 방식, 특히 그가 연출하는 방식을 좋아한다”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그의 유머 감각이다. 그는 자기 자신을 놀리지만, 결코 심각해지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생충’을 지원해준 분들, ‘기생충’과 함께 일한 분들, ‘기생충’을 사랑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남동생인 이재현 CJ 회장에게도 “불가능한 꿈일지라도 언제나 우리가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우리의 모든 영화에 대해 주저하지 않고 의견을 바로 말씀해주신 한국 관객들에게 감사하다”며 “그런 의견 덕분에 우리가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고, 감독과 창작자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한국 관객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라 2014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국내 그룹 경영 일선에선 한발 물러났으나 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계속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7년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이 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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