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vs친족..日 롯데홀딩스 주총에 롯데 운명 걸렸다

신동빈 홀로 신씨 친족 상대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
이사회는 장악했지만 주주총회 표대결 승리는 장담 못해
광윤사 지배구조도 주요 변수..신격호 의중이 문제 해결 키
  • 등록 2015-07-29 오전 11:03:48

    수정 2015-07-29 오전 11:03:48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롯데판 형제의 난’ 사태는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 됐지만, 롯데그룹 후계구도 향배는 오히려 더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번 사태로 그동안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던 신격호 총괄 회장의 의중이 모호해진데다, 장녀 신영자 롯데 복지장학재단 이사장 등 신씨 친족이 대거 신동주 전 부회장 편에 서면서 신동빈 체제의 안정성이 심각히 흔들리고 있다.

신동빈 홀로 가족 상대하는 외로운 싸움 펼쳐야

29일 일본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신격호 총괄 회장을 대표이사직서 해임시킨 뒤 이복 누나인 신영자 이사장과 친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을 비난하는 논평문을 발표했다.

신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형과 친족들이 고령의 아버지를 앞세워 기업을 흔드는 이런 행위는 2번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신 이사장과 신 전 부회장에게 함부로 행동하지 말라는 경고문을 보낸 것이다.

신 회장이 손 윗 사람인 이복 누나와 친형에게 경고장을 보낸 것은 현재 신 회장의 처한 어려운 상황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신 회장이 일단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어 친족 쿠데타는 가볍게 진압할 수 있었지만, 지분 구조상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해 주주총회 등에서 표 대결을 할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실제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20% 안팎으로 비슷하게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신동주의 난에 참가한 신영자 이사장도 롯데홀딩스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신격호 총괄 회장의 지분은 28%로 가장 많다. 신 총괄 회장의 의중이 장남 신 전 부회장에게 있는 게 확실하다면 신동빈 회장은 혼자서 친족 전부를 상대해야 하는 불리한 승부를 펼쳐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신격호 총괄 회장의 의중이 신동빈 회장에게 있다는 전제가 무너졌다”며 “신격호 총괄 회장의 이선 후퇴로 신동빈 체제가 강화된 듯 보이지만 실상은 형을 비롯한 친족들과 권력 다툼을 다시 벌어야 하는 처지에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日 롯데홀딩스 주총에 시선 집중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일본과 한국 재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으로 모아지고 있다. 주총 일정이 아직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았지만 이미 양측이 지분 매입 경쟁에 돌입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 등도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이번 이사회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주주총회서 표 대결을 피할 수 없다고 관측하고 있다.

신 회장측도 주총 대결 시나리오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다. 신 회장 측 롯데홀딩스 임원은 “지금까지의 경영 실적을 살펴보면 경영자로서 누가 적합한지 주주들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절대적으로 확보하지 못한데다 롯데홀딩스 모회사격인 광윤사 지분 구조도 아직 불명확 하기 때문이다.

포장자재 판매업체인 광윤사는 롯데홀딩스 지분 27%를 보유하고 있다. 신격호 총괄 회장 다음으로 많은 지분이다. 광윤사를 지배하는 사람이 권력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신동빈, 광윤사 장악했나 못했나?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광윤사의 최대주주는 신격호 총괄 회장이다. 광윤사는 지난 2002년 부산은행에 대한 지분 보유 공시를 하면서 시게미츠 다케오(重光武雄)가 지분 50%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시게미츠 다케오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이름이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 지배구조에 적잖은 변동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신 총괄 회장이 지분 상당수를 두 아들에게 넘겨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확한 지분율은 확인되지 않지만 두 형제가 역시 20% 안팍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10%가 넘는 ‘우리사주’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어 지분 구조상 신동빈 회장이 다소 유리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광윤사에 대한 정확한 지분율은 당사자 말고는 아는 사람이 없다”며 “다만 우리사주가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어 신동빈 회장이 다소 지분율 확보에서 유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의중이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있다면 우리사주의 뜻도 함께 변동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롯데 후계구도 결정은 신 총괄 회장의 의중에 달려 있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시각처럼 신 총괄 회장의 판단 능력이 흐려졌다면 형제간 진흙탕 싸움은 장기간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신 총괄 회장이 의중을 확실히 밝히는 게 롯데그룹 형제의 난을 종식시키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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