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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 후보는 사실상 동일한 출발선 앞으로 돌아온 모습이다. 지난 주말 사이 실시해 발표한 여러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40% 안팎에서 오차 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20일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 이후 윤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이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더팩트의 의뢰로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윤 후보는 46.1%를 기록해 이 후보(41.0%)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5.1%포인트로, 오차범위(±3.1%포인트) 안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7.9%,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기타 후보는 1.1%, 부동층은 1.3%로 조사됐다.
또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2052명을 대상으로 조사(2월 4주차 주말기준)한 결과, 윤 후보의 지지율은 42.0%로, 39.5%를 얻은 이 후보를 2.5%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어 안 후보 8.6%, 심 후보 1.8%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기타 후보는 1.9%, 없음·잘모름은 6.3%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25~26일 실시한 전화면접(1005명 대상) 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43.8%, 윤 후보는 36.1%를 기록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7.7%포인트로 오차범위(±3.1%포인트) 밖이다. 이어 안 후보 7.3%, 심 후보 3.4% 등 순으로 집계됐다.
다만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동응답방식(ARS) 조사에서는 윤 후보 45.0%, 이 후보 43.2%, 안 후보 5.9%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격차는 1.8%포인트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투표율·우크라이나 사태 이어 중도층 표심도 변수
전문가들은 양강 후보의 초박빙 구도인 만큼 투표율, 우크라이나 사태, 중도층 표심 등이 막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론조사에 잘 잡히지 않는 중도층 표심도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여론조사는 박빙인데, 조사에 응하지 않는 사람 중 어떤 성향이 더 많은지가 중요하다”면서 “대선 정국에서 ARS 전화가 오면 끊어버리는 사람들은 대체로 친여 성향이 많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사람의 성향은 대부분 잘 받고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결국 조사에 응하지 않는 사람들은 정권교체를 원하지 않거나 윤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일 가능성이 커, 이들이 투표장에 나오면 선거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평론가는 단일화가 결렬된 만큼 안 후보에 쏠렸던 표심을 분석하는 것도 판세를 읽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 중 절반은 안 후보를 끝까지 지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나머지 절반은 대권에 근접한 후보에게 갈 공산이 크다”면서 “최근 단일화 열망이 높았던 만큼 이들 중 윤 후보에 대한 실망, 분노, 비토(거부)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양강 후보 중 선택지를 찾으면 이 후보에게 갈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중도층도 전체 유권자의 7~8% 정도 된다. 이들은 대체로 실용적이고 합리적이며 진영 정치를 아주 싫어하는 성향을 지녔다”면서 “그런데 최근 윤 후보의 언행을 보면 극우성 발언 논란 등으로 이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순수 중도층의 투표율이 얼마나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초접전인 상황에서는 이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