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韓 코로나19 통계 의문 제기한 트럼프…"그건 모를일"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난데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한국의 사망자 통계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 매체 악시오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의 코로나19 현황과 관련해 ‘인구 대비 사망자 비율’ 대신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을 받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조너선 스완 기자는 코로나19 사망자 통계를 놓고선 말싸움 수준의 격론을 벌였다.

해당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아직 괜찮다는 식으로 언급하자 조너선 스완 기자는 “인구 대비 사망자 비율을 보면 미국은 정말 나쁜 상황”이라며 “한국, 독일 등에 비해 훨씬 더 심각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사진=AFPBNews)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하자 스완 기자는 “왜 그러면 안 되냐”고 반문했다.

스완 기자는 “미국이 인구가 X 명이라고 할 때 이 가운데 X 퍼센트의 사망자를 갖고 있다고 한국과 대비해 말하는 것은 틀림없이 적절한 통계”라고 했다.

이어 스완 기자는 “예를 들어 한국은 인구 5100만 명에 3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대단하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건 모를 일이다”라고 했다.

이를 들은 스완 기자가 “한국이 통계를 날조했다는 말이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나는 그 나라와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한국의 사망자 통계가 축소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이에 대해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실제 사망자 수를 숨기고 있음을 암시했다면서 “이 (트럼프의 주장)는 물론 난센스다. 한국의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낮은 것은 한국이 빈번하게 그리고 조기에 검사를 실시, 지난 봄 바이러스를 봉쇄하고 새로운 발생이 나타났을 때 근절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또한 한국이 많은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 이유”라며 “가려내야 할 양성 가능 케이스들이 훨씬 적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국면에서 대응 부실 논란으로 수세에 몰린 가운데서도 “미국이 잘 하고 있다”며 자화자찬을 해왔으며 모범사례로 한국과 비교될 때면 “미국이 한국 등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훨씬 더 많은 검사를 했다”는 식으로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하곤 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계속 통제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에서 하루에 1000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뭐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언급, 논란을 빚기도 했다.

WP는 이 발언을 두고 “대통령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얼마나 나쁜지 이해는 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그의 잘못된 현실 인식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