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대선 출마에는 거리 둬… 차기 정부 총리 물망

평소 나라 걱정 많이 해서 대선 출마설 나온 듯 해명
중앙일보 경영 손 떼, 월드컬처오픈·싱크탱크 일 찾아
교육 청년실업 한중갈등 등 1년 이내에 현실적 대책 제시
  • 등록 2017-03-19 오후 3:53:58

    수정 2017-03-19 오후 3:53:58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대선 출마설이 나돌았던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이 18일 회장직 사임을 발표했다. 홍 회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상생과 공멸의 갈림길, 그 기로에 서 있다”며 “오랜 고민 끝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홍 회장이 대선 출마를 결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노무현 정부 때 유엔사무총장을 약속받고 주미 한국대사로 갔던 홍 회장은 공적 자리에 대한 열망이 크다. 지난 2005년 터진 ‘삼성X파일’ 사건이 아니었다면 홍 회장은 유엔사무총장을 거쳐 유력한 대선주자 물망에 올랐을 것이다.

만약 홍 회장이 출마한다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불출마 이후 구심점 없이 표류하고 있는 보수층의 대안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 문재인 대세론으로 굳어진 대선구도를 흔들기에 충분하다. 다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모두 경선에 들어갔다는 것이 부담이다. 독자 출마가 아니면 방법이 없다. 물론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의 양자대결을 염두에 두고 제3지대서 국민의당 바른정당 후보와 단일화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단기필마인 홍 회장이 이를 뚫고 나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아니나 다를까 홍 회장은 대선 출마에 거리를 뒀다. 홍 회장은 19일 중앙SUNDAY 창간 10주년을 맞아 가진 인터뷰에서 ‘정치적 오해도 사고 있다’는 질문에, “평소 나라 걱정을 너무 많이 하다 보니까 대선 출마설까지 나온 게 아닐까. 앞으로 뭘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하고 있다. 회장직도 사퇴하고 경영에서 손을 뗄 생각이다. 열심히 고민을 해서 할 일을 한두 가지 찾았다. 월드컬처오픈(WCO)도 그중 하나고. 또 하나는 유연한 싱크탱크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새로운 나라로 거듭나기 위한 시스템과 문화, 관행을 바꾸는 일에 매진하겠다는 얘기이다. 홍 회장은 지난달 전북 부안군 대명리조트변산에서 열린 학교법인 원광학원 보직자 연수 특별강연에서 선진국 문턱에서 10년째 맴돌고 있는 우리 사회가 극복해야 할 대표적인 과제로 중진국 함정(Middle-income trap)과 남남(南南) 갈등을 꼽으며 국가개혁 과제 10가지를 제안했었다.

홍 회장은 인터뷰에서 “중앙일보 밖에 사무국을 차려 국민이 한번 풀어줬으면 하는 문제를 머리를 맞대고 풀어보고 싶다. 예를 들면 교육, 청년실업, 기업의 지배구조, 한·중 갈등 같은 것을 선택한다고 하면 정부의 장관 혹은 부총리 이상 지낸 분을 좌장으로 모셔서 태스크포스를 만드는 거다. 지속적인 연구와 세미나를 열어 결과물을 낸 뒤 6개월 이내, 아무리 오래 걸려도 1년 이내에 현실감 있는 대책을 제시하는 걸 해볼까 생각하고 학자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처럼 정부정책 수립에 관여할 수 있는 싱크탱크를 만들어 우리 사회의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금도 홍 회장은 한반도포럼을 주도하고 있고 동북아 평화와 한반도 통일을 연구하는 여시재 재단에 참여하고 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이사장인 여시재 재단은 홍 회장의 대선 싱크탱크로 회자되기도 했다. 싱크탱크를 만들어 현실적인 대책을 제시하겠다고 한 홍 회장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정치권을 향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출마에는 선을 그었지만, 차기 정부 입각까지 고사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회장직을 그만둔 만큼, 공직과 정치권에서 일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홍 회장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하고 나서 1980년대 중반까지 10년 가까이 재무부와 청와대, KDI, 세계은행에서 일했고 노무현 정부 때는 주미대사로 일했던 경험이 있다. 거기에다 호남이 발상지인 원불교의 독실한 신자이기도 하다. 야권이 집권한다면 홍 회장은 총리 후보자로 매력적인 카드다. 보수와 진보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인물이다. 홍 회장은 인터뷰에서 “한반도 포럼은 2011년 1월 학자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구상한 것이다. ‘우리가 쭉 해온 게 있으니까 진보와 보수 진영 최고의 학자들로 한반도 포럼을 결성하자’고 해서 만들어졌다. 통일 정책에 관한 정책 메뉴판을 만든 건데 박근혜 후보는 우리가 만든 것의 70%, 문재인 후보는 거의 90%를 가지고 갔다”고 말했다. 만 67세인 홍 회장의 인생 2막이 어떻게 시작될지 관심이 쏠린다.

【부안=뉴시스】강명수 기자 =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이 9일 전북 부안군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학교법인 원광학원 보직자 연수에서 ‘경청에서 얻은 나라를 위한 10가지 소망’을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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