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극심한 해운업 불황의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 당기순이익이 323억 원으로 10분기 만에 흑자전환했지만 66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액은 1조8332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3% 줄었다. 3분기에도 고전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컨테이너 업황의 경우 물동량은 증가했지만 운임이 크게 오르지 않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룹의 핵심사업인 대북 사업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 회장은 지난 8월 고 정몽헌 회장 10주기 추모 행사를 위해 4년 만에 북한을 방문했다. 이후 개성공단이 9월 130여 일 만에 다시 가동되면서 희망의 물꼬를 텄다. 그러나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기약 없이 미루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도 덩달아 표류하고 있다.
현 회장은 이 고비를 넘기 위해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해외 시장 진출에도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차원에서 현대상선·현대엘리베이터·현대증권·현대로지스틱스 등 계열사의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확장하고 있다.
계열사별 사업 다각화에도 시동을 걸었다. 현대상선은 해외 물류단지와 터미널에 적극 투자하고 있으며 현대증권도 대형 투자은행 업무, 헤지펀드 운용 등 수익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반얀트리 호텔을 인수하기도 했다.
물론 대북 사업도 포기할 수 없는 장기적인 도전 과제다. 일찍이 지난 2월부터 금강산 사업 재개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등 대북 사업 정상화에 대비하고 있다. 현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현대그룹은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남북 소통의 물꼬를 튼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는 기업”이라며 “대북사업 재개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