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조용한 10주년

"해외 시장 진출 확대·대북사업 정상화 준비"
  • 등록 2013-10-21 오전 11:33:40

    수정 2013-10-21 오후 5:47:28

[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현정은(사진) 현대그룹 회장이 21일 취임 10주년을 맞았다. 현 회장은 지난 2003년 남편인 고(故) 정몽헌 회장이 갑작스레 타계하면서 그룹 총수자리에 앉았다.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기업 총수로 극적인 신분 변화를 이루며 10년간 그룹의 지휘봉을 잡아왔다.

현 회장의 취임 10주년은 그룹의 잔칫날인 만큼 떠들썩 할 법도 하지만 별도의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가는 분위기다. 해운업 불황으로 주요 계열사인 현대상선(011200)의 실적이 부진한 데다 대북 사업도 좀처럼 시원스런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현대상선은 극심한 해운업 불황의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 당기순이익이 323억 원으로 10분기 만에 흑자전환했지만 66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액은 1조8332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3% 줄었다. 3분기에도 고전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컨테이너 업황의 경우 물동량은 증가했지만 운임이 크게 오르지 않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룹의 핵심사업인 대북 사업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 회장은 지난 8월 고 정몽헌 회장 10주기 추모 행사를 위해 4년 만에 북한을 방문했다. 이후 개성공단이 9월 130여 일 만에 다시 가동되면서 희망의 물꼬를 텄다. 그러나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기약 없이 미루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도 덩달아 표류하고 있다.

그룹의 대북사업을 전담하는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입은 누적 손실은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5456억 원 가량이다. 숙박·식음업체 등 중소협력사가 입은 손실 2318억 원까지 더하면 무려 8000억 원에 달한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2008년 매출액 2288억원에 영업손실 54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이후 5년째 수백억 원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2007년 1000명을 훌쩍 넘었던 직원 수는 현재 300여 명으로 70% 가량 줄었다.

현 회장은 이 고비를 넘기 위해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해외 시장 진출에도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차원에서 현대상선·현대엘리베이터·현대증권·현대로지스틱스 등 계열사의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확장하고 있다.

앞서 현 회장은 임직원에게 “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 중동 등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며 “시장별 특성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고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계열사별 사업 다각화에도 시동을 걸었다. 현대상선은 해외 물류단지와 터미널에 적극 투자하고 있으며 현대증권도 대형 투자은행 업무, 헤지펀드 운용 등 수익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반얀트리 호텔을 인수하기도 했다.

물론 대북 사업도 포기할 수 없는 장기적인 도전 과제다. 일찍이 지난 2월부터 금강산 사업 재개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등 대북 사업 정상화에 대비하고 있다. 현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현대그룹은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남북 소통의 물꼬를 튼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는 기업”이라며 “대북사업 재개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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