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63% 우울증상…16%는 극단선택도 생각"

전교조, 5일 '마음 건강 실태조사' 결과 발표
유치원교사 49%·초등교사 42% "심한 우울 경험"
"학부모상담 잦고 학내 폭력 경험 높을수록 우울"
  • 등록 2023-09-05 오후 12:11:13

    수정 2023-09-05 오후 12:12:00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최근 1주일 사이 교사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교사 63.2%가 우울증상을 보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 있다는 교사도 16%에 달했고 4.5%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운 적이 있다고 했다.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 운동장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 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와 녹색병원은 5일 ‘2023 교사 직무관련 마음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16일~2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는 교사 3505명이 참여했고, 이중 신뢰성이 떨어지는 응답을 제외한 3505명의 답변을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우울 증상을 보이는 교사는 응답자의 63.2%에 달했다. 경도 우울증상을 보인 경우가 24.9%, 심한 우울증상을 보인 경우는 38.3%였다.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경도 우울증상 유병율은 25~30%, 심한 우울 증상 유병율은 8~10%인 점과 비고하면 나타나 교사 집단이 일반인구보다 높은 우울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는 유치원 교사의 절반 가량(49.7%)은 심한 우울 증상을 보였다. 뒤이어 초등교사(42.7%), 특수교사(39.6%), 중등교사(31.5%) 순이었다.

학부모 상담 횟수가 증가할수록 우울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심한 우울을 겪는 교사 중 학부모 전화 상담 횟수가 0회라고 응답한 교사는 30.7%, 10회 이상이라고 응답한 교사는 60.8%였다. 심한 우울을 호소하는 학부모 방문 상담 횟수가 0회라고 답한 교사는 33.1%, 10회 이상이라고 응답한 교사는 50.7%였다.

교사 16%는 ‘자살을 생각한 적 있다’고 답변했고, 4.5%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기준 일반인구의 자살 생각(3~7%)과 자살 계획(0.5~2%)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연차별로는 근무기간 5년 미만(18.8%)과 5~15년(20.3%)인 저연차 교사들의 자살 의도 경험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는 유치원 교사(22.6%)가 가장 높았고 특수교사(15.8%), 초등교사(15.4%), 중등교사(14.9%) 순이다.

학교 내 폭력 경험도 높았다. 업무 중 학생·학부모에게 언어폭력을 당한 교사는 전체 66.3%(학부모 가해 63.1%·학생 가해 54.9%)로 집계됐다. 신체 위협·폭력은 18.8%, 성희롱·폭력은 18.7%, 원치 않는 성적 관심 12.9% 등이다. 또 언어폭력을 경험한 교사 중 42.3%, 신체폭력 경험 교사 중 51.1%가 PTSD 고위험군에 해당했다. 성희롱 경험 교사는 47.5%, 원치 않는 성적 관심을 경험한 교사는 49.9%가 PTSD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또 교사들은 가장 부담스러운 업무로 ‘학부모 상담·민원 대응 업무’(37.5%)를 꼽았다. 뒤이어 학생 생활지도·(28.4%), 행정업무(23.5%) 순이다.

전교조는 “대한민국 교사가 이미 소진 상태라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 결과”라며 “개인적 자질이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는 사회구조적 위협요인이 분명하며 사회·국가적 지원과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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