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부품, 1년반만에 다시 `한방`쓰는 사연은?

삼성전자, DS사업총괄 등 조직 개편
"2009년만큼 부품사업 위기감 높아진 듯"
"애플 등 거래처와 관계 개선 위한 수단일수도"
  • 등록 2011-07-01 오후 2:15:52

    수정 2011-07-01 오후 2:15:52

[이데일리 조태현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위기를 공격적으로 정면 돌파하기 위한 조직개편과 보직인사입니다. 이러한 특단의 조치를 통해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지난 2009년 초 삼성전자(005930)가 그동안 유지했던 4대 사업부 체제를 DS(부품)와 DMC(완제품)으로 이원화하면서 밝혔던 배경에 대한 설명이다.

이후 지난해 DS와 DMC를 폐지하고 다시 4대 사업부 체제로 돌아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1년 반 만에 다시 부품사업을 하나의 사업총괄로 통합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부품사업에서 느낀 위기감이 2009년 초의 그것에 비해 더욱 높아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 부품사업 위기감, 2009년만큼 높아졌나 삼성그룹은 1일 삼성전자와 삼성정밀화학 등 일부 계열사에 대한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부품사업간 시너지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메모리·시스템 LSI·LCD 사업을 총괄하는 DS사업총괄을 신설했다. 총괄사장에는 현재 반도체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권오현 사장이 임명됐다.

그동안 반도체 사업을 담당했던 권오현 사장이 앞으로 LCD를 포함한 부품 사업을 총괄하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조직 구조 역시 2009년의 조직 구조와 닮게 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009년에 느꼈던 강한 위기감을 지금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09년 초는 미국 리먼 브러더스 파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로 제조사가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다.

삼성전자 역시 여파를 피해 가진 못했다. 반도체와 LCD 사업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2008년 4분기에는 분기 실적 발표 후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결단한 것이 사업부의 통합. 기존 4대 사업부를 DS와 DMC로 통합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안이었다.

현재 상황도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특히 TV 시장 침체의 여파로 신음하고 있는 LCD사업부의 상황이 그렇다. 삼성전자 LCD사업부는 지난해 2분기 8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실적이 악화돼 왔다. 결국 지난 1분기에는 23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말았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성장을 이끌어 왔던 것은 부품사업이었다"며 "사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조직을 개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외국 주요 거래처 `달래기`도 고려 아울러 외국 대형 거래회사와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사업부를 통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까지 애플을 포함한 삼성전자의 주요 거래회사들은 삼성전자가 경쟁사의 부품 정보를 완제품 사업부에 넘겨주고 있다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왔다.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이면서도 경쟁 제품을 제조하는 `경쟁사`이기 때문. 특히 부품과 완제품 사업이 한 회사에 있어 상호 간 경쟁사 정보를 교류한다는 것이 외국 거래회사들의 주장이었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1일 브리핑을 통해 "삼성전자가 완제품과 부품 사업을 전부 하다 보니 주요 거래회사에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곤 했다"며 "지속적으로 완제품과 부품 사업 간에 벽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품사업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주요 거래회사와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근 특허를 놓고 격렬하게 부딪히고 있는 애플과의 관계 회복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은 지난 1분기 삼성전자로부터 2조1450억원의 부품을 구매해 삼성전자 최대 거래회사로 등극했다.

삼성전자로서는 놓칠 수 없는 거대 거래회사인 셈. 그래서 극단적인 소송전이 진행되는 경우 삼성전자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적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구조 개편의 목적 중 하나는 외국 거래회사 달래기인 것으로 보인다"며 "부품사업이 완제품사업과 독립된 구조라는 점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권오현 사장 "사양산업은 있어도 사양회사는 없다"
☞다시 합쳐진 삼성전자 부품…"시너지 극대화"(종합)
☞[일문일답]"삼성전자 인사, 부정과는 전혀 관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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