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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는 국가 예산의 85%가 석유 수출에서 나온다. 국내총생산(GDP)의 50%에 해당하기도 하다. 원유 가격이 오를수록, 국가 경제가 부강해지는 구조인 것이다.
모니카 말릭 아부다비 상업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평균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한다면, 사우디아라비아는 GDP 대비 두자릿수 퍼센트 비중의 무역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은 GDP 대비 4.9%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추진하고 있는 첨단 산업도시인 ‘네옴’(NEOM) 건설과 탈석유 및 재생 에너지 전환의 속도를 빠르게 할 것으로 분석된다.
선진국 중에선 캐나다와 호주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수혜를 볼 것으로 관측된다. 두 나라 모두 에너지와 밀, 금속을 수출하고 있어서다. 올해 들어 밀 가격은 50% 상승했고, 니켈은 2배, 코발트는 약 50% 이상 폭등했다.
필립 로우 호주중앙은행(RBA) 총재는 지난 9일 “무역 조건이 향후 몇 개월간 향상돼 국민 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컨설팅 기업인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번 3월 캐나다 무역흑자가 39억달러(약 4조8000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이익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손해가 더 큰 국가들도 있다. 니켈을 많이 생산하지만,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는 필리핀이 대표적이라고 씨티은행은 전했다. 이집트 역시 가스 생산국이면서 세계 최대 밀 수입국인 이유로, 전반적인 경기는 우려되는 상황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올해 밀 가격이 50% 상승하면 이집트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GDP의 약 0.2% 정도로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