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항공마일리지로 앉아서 돈번다

소비자원 "항공사들 매년 최대 1000억원씩 이익 추정"
"여유좌석만 항공권 제공..쓰지도 못하고 소멸"
  • 등록 2008-10-07 오후 2:57:11

    수정 2008-10-07 오후 2:57:11

[이데일리 김세형기자]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등 항공사들이 항공마일리지를 통해 거저 벌어 들일 수 있는 수입이 매년 1000억원 가량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항공마일리지가 급증했지만 보너스 항공권은 여유좌석으로 제한돼 있는 상황.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항공마일리지를 제대로 쓰기가 힘든 게 현실이다. 하지만 항공사들은 소멸시효제도 도입으로 마일리지 판매로 받은 돈을 챙길 수 있게 됐다는 것.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소멸시효 기산점 개선과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항공사, 마일리지의 34.1%만 지급

7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K항공사는 지난 84년부터 지난 2002년말까지 항공마일리지 1665억마일리지를 제공했고, 이중 34.1%인 568억마일리지를 보너스 항공권으로 제공했다. OK캐쉬백 등 다른 마일리지의 지급률이 95%를 상회하는 것과 비교하면 항공마일리지 지급률은 상당히 낮다.

항공사가 약관을 통해 여유좌석에 한해서만 보너스 항공권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 마일리지 이용률이 저조한 주요 요인이다. 특히 항공마일리지를 보유한 국민은 2600여만명으로 좌석수를 제한하면서, 제 때 마일리지를 쓸 수 없다.

이같은 상황은 소비자들 피해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소비자원에 접수된 항공마일리지 민원은 지난 2005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총 274건으로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특히 보너스항공권을 예약하지 못했다는 피해접수건수도 75건, 27.4%에 달했다.

소비자원은 "항공사가 발행한 항공마일리지 규모에 비해 지급률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항공사가 보너스좌석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항공사는 마일리지를 유상판매한 만큼 소비자의 청구가 있으면 언제든지 보너스좌석이 제공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소멸시효로 항공사는 앉아서 돈 벌어

한편 소비자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7월부터 5년의 소멸시효를, 아시아나항공은 이달부터 5년(일반고객)과 7년(우수고객)의 소멸시효를 도입했다. 소비되지 않은 항공마일리지가 급증, 장래 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단기적으로 회계처리상 마일리지를 `부채`로 계상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소비자원은 소멸시효로 인해 항공사들이 거저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보너스항공권을 얻기 위한 최소기준은 1500마일(국내선 편도 좌석승급), 5000마일(국내선 편도 무료좌석)이다. 항공마일리지는 적립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소비자는 이들 마일을 적립하기도 전에 소멸시효가 도래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말 현재 마일리지 신청가능 인원은 약 24.4%인 650만명에 불과하고, 국제선 신청가능인원은 이보다 적은 100만명 정도로 3.8%에 그치고 있다.

사라지는 항공마일리지 관련 비용은 허공으로 뜨는 게 아니고 항공사 주머니로 들어가게 된다. 소비자원은 "지난해 항공사의 항공마일리지 판매수입은 1518억원이었고, 항공마일리지 지급률 34.1%를 적용하면 소멸시효내에 소비자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517억원에 불과하다"며 "소멸시효가 지나 항공사에게 귀속되는 항공마일리지의 가치는 연간 최대 1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소비자원은 또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항공사가 신용카드사로부터 받은 항공마일리지 판매대금은 5648억원으로 지급률을 고려할 때 1926억원은 소비자에게 지급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항공사가 이 기간 368억원을 부채성 충당금으로 적립한 것을 감안할 때 나머지 3354억원은 다른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소비자원은 이와 함께 "현재 항공사로부터 항공마일리지를 구매하는 제휴사는 모두 108개사로 항공마일리지를 판매하는 항공사는 2개에 불과하다"며 "항공사는 보너스좌석의 확보 없이도 마일리지 판매수익 증대가 가능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
☞대한항공, 기내 식음료에 보성 녹차 사용키로
☞말 72마리 수송하는 최적의 방법은?…화물기
☞11~12월 항공권 유류할증료 최대 9만원 인하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한라장사의 포효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 "폐 끼쳐 죄송"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