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흑인 플로이드 살해 경찰관… ‘2급 살인’ 혐의로 상향(종합)

현장 함께 있던 동료 경찰관 3명도 방조 혐의로 기소
미네소타 검찰총장 "여론 압박 아닌 검찰 자체 판단"
미네소타 주지사 "인종차별 해결 위한 마지막 기회"
  • 등록 2020-06-04 오전 10:09:59

    수정 2020-06-04 오전 10:09:59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관 데릭 쇼빈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무릎으로 목을 누르고 있다. 이후 플로이드가 숨지면서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미네소타주(州) 검찰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만든 전직 경찰관 데릭 쇼빈에 대해 기존 3급 살인 혐의에 2급 살인 혐의를 추가해 기소했다. 미네소타주 검찰은 또 현장에서 살해 행위를 지켜보던 3명의 동료 경찰관을 방조 혐의로 기소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에 따르면 키스 앨리슨 미네소타주 검찰총장은 이날 주 검찰이 쇼빈에 대해 2급 살인 및 살인방조 혐의를 추가 적용해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쇼빈은 앞서 사건을 맡았던 헤너핀카운티에서는 우발적 살인 혐의인 3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었다.

비록 계획한 것이 아니더라도 플로이드를 살인할 의도가 있었다며 더 무거운 살인 혐의를 추가 적용한 것이다. 앨리슨 총장은 “우리가 확보한 증거가 2급 살인이라는 더욱 강력한 혐의를 뒷받침한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쇼빈이 플로이드를 ‘8분 이상’ 무릎으로 목을 누른데다, 도중에 플로이드가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했던 장면이 CCTV에 포착된 만큼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2급 살인으로 확정되면 최장 4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3급 살인일 경우에는 최장 25년형이다. 쇼빈에 대한 수사는 팀 월츠 미네소타 주지사의 요청에 따라 현재 주 검찰이 진행하고 있다.

미네소타주 검찰은 또 플로이드 체포 현장에 있었던 알렉산더 킹, 토머스 레인, 투 타오 등 나머지 전직 경찰관 3명도 2급 살인 공모 및 방조 혐의로 기소하기로 했다. 공개된 다양한 동영상에서 쇼빈 외 다른 2명의 경찰관도 플로이드의 등을 누른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나머지 1명 역시 동료 경찰관들의 행위를 말리지 않고 방조한 혐의다.

이와 관련, 앞서 플로이드의 유가족은 자체적으로 실시한 부검 결과를 통해 쇼빈뿐 아니라 다른 경찰관들도 플로이드가 호흡 곤란과 혈액 순환 장애로 사망하게 하는 데 일조했다는 진단을 내놨다.

미네소타주 검찰은 3명의 전직 경찰관 중 1명은 이미 구금된 상태이며, 나머지 2명에 대해서도 이날 밤 체포·구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발적 살인 공모 혐의 적용시엔 최장 10년, 2급 살인 공모의 경우 최장 40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미네소타주 내각 사상 첫 아프리카계 미국인(흑인)인 앨리슨 총장은 “우리가 의사를 결정하는데 있어 여론의 압박이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했다. 우리가 수집한 사실과 법률에 근거한 결정”이라며 “나는 이번 결정이 플로이드와 유가족, 우리 지역사회 및 우리 주의 정의에 부합한다고 강하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이 재판을 준비할 때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족 측은 미네소타주 검찰 측의 대응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유가족 변호인인 벤자민 크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유가족들의 반응은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앨리슨 총장의 결단력 있는 행동에 만족한다”면서도 “나는 여전히 쇼빈이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선 방화, 약탈, 총격 등을 동반한 유혈 사태로 격화하고 있다. 이번 검찰 측의 강경대응이 시위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월츠 주지사는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를 향한 의미 있는 한 걸음”이라며 “어쩌면 이것은 국가와 주가 시스템적으로 고착화된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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