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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간의 강(强)달러가 진정될 수 있을까. 이는 최근 서울외환시장의 주된 관심사다. 이에 대한 힌트를 찾기 위해 시장은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달러 가치를 뒤에서 움직이는 것이 유로화여서다.
최근 달러화 강세만 해도 유럽 영향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만 해도 유럽의 경기는 미국보다도 뜨거운 것으로 보였는데, 최근 부진한 모습이 감지됐던 것이다. 지난해 실업률이 8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여타 경제 지표도 호조였다. 그런데 올해 들어 각종 경제 지표가 예상을 하회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3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예상(0.5%)에 못 미친 전월대비 0.1%를 기록한 게 대표적이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스탠스 변화로 이어졌다. 지난해만 해도 ECB가 조만간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기대가 한풀 꺾이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통화정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통화정책 변경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다시 ECB가 통화정책 정상화에 동참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프랑수아 빌레이 드갈로 프랑스중앙은행 총재는 14일(현지시간) “ECB가 ‘자산매입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현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적혀 있는 선제안내 문구를 변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리 인상이 몇 분기 내에 단행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장중 유로화 가치는 상승했고,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 장 막판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 유로화 가치가 전날대비 하락 마감하기는 했지만, 유로화 강세가 다시 전개될 수 있다는 심리를 건드린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가치 등락에 주목하는 가운데 소폭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69.85원에 최종 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65원)를 감안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68.00원)와 비교해 2.50원 상승한(원화 가치 하락)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