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사를 쓰는 기자들이 제일 헷갈리는 대목이다. 외래어 표기법상 ‘아웃렛’이 맞는데 모든 유통업체들은 자사의 ‘아웃렛’을 ‘아울렛’으로 표현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위 처럼 한 기사에 아웃렛과 아울렛이 혼용되는 웃지못한 일도 벌어진다. 일부 언론사의 경우 혼돈을 막기 위해 아울렛으로만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 첫 교외형 프리미엄 아웃렛인 ‘파주 첼시 프리미엄 아울렛’을 들여온 신세계 담당자에게 당시 상황을 물어보니 이미 일반 사람들과 언론이 그렇게 쓰고 있어 ‘아울렛’으로 따라갔다는 다소 싱거운 답변이 돌아왔다.
유통업체 일각에서는 ‘아웃렛’이 발음하기 어렵고 야구의 ‘아웃’을 연상시키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발음도 쉽고 어감도 부드러운 아울렛을 업체들이 다수 채택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롯데, 현대 등 다른 유통업체들도 “별 뜻 없이 남들이 그렇게 해와서”라고 모두 입을 모았다.
작명의 이유야 어쨌든 대세 표기법은 이미 아울렛으로 기운 듯 하다. 유통업계는 내심 상표명에 들어간 아울렛 표기법이 더 널리 쓰이기를 바라는 눈치도 보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글세가 삵월세의 잘못된 표현이었지만 표준어로 인정받았듯 아울렛도 현재 널리 쓰이는 만큼 아웃렛의 잘못된 표현이라는 오명을 벗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렛 관련 어원을 취재하다 알게된 유통업계 재미있는 작명 하나 더.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로고(사진)다. 세븐일레븐은 영어 로고 사용시 일레븐의 마지막 스펠링만 대문자(N)가 아닌 소문자(n)을 쓰고 있다.
전상인 서울대학교 교수는 그의 저서 `편의점 사회학`에서 ELEVEN은 수사에 해당하는 일반명사로 상표등록을 할 수 없어 부득이 철자N을 소문자로 바꿨다는 세븐일레븐 재팬 관계자의 말을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