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악몽` 시달린 홍콩..벌써부터 초비상

가금류 시장에서 고병원성 바이러스 발견
닭 등 2만마리 살처분..병원 경보수위 `심각`으로 격상
  • 등록 2011-12-22 오후 3:08:32

    수정 2011-12-22 오후 3:09:39

[이데일리 조용만 기자] 홍콩이 다시 조류독감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홍콩은 지난 1997년 고병원성 조류독감 바이러스(H5N1)의 인체감염이 처음으로 발생하면서, 6명이 사망하고 전세계로 파문이 확산되면서 몸살을 앓았던 지역.   이번에 홍콩의 한 시장에서 H5N1에 감염된 닭이 발견되면서 홍콩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강도높은 대응에 나섰다. 과거 전염병의 진원지라는 오명을 쓰고, 인명은 물론 산업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만큼 이번에는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20일 홍콩 구룡 서부지역의 청샤완 가금류 도매시장에서 조류독감 발생이 확인되면서 홍콩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닭과 꿩, 비둘기 등 2만마리 가까운 가금류를 살처분했다. 이 시장은 감염지역으로 지정돼 독가스 소독이 이뤄졌고, 살아있는 가금류들은 검은 비닐백에 넣어 매몰됐다.    또 운반·판매 과정에서 가금류와 접촉이 있었던 시장 상인과 근로자, 농민 등에 대해서도 감염여부를 점검중이다. 아직까지 인간감염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H5N1에 감염된 닭이 홍콩에서 키워진 것인지, 수입된 것인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당국은 이와 함께 내년 1월 12일까지 살아있는 가금류에 대한 수입과 판매를 금지시키고, 홍콩 주변 30개 닭농장을 대상으로 조류독감 감염 여부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1차 점검에서 감염 사실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추가로 점검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당국은 인체감염 가능성을 우려, 시내 병원들에 대해서도 조류독감 경보 수위를 `심각`으로 격상토록 했다.

홍콩 당국이 이처럼 조류독감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은 과거 경험이 준 교훈 때문. 가금류에게만 발생하던 조류독감이 인간에게 처음으로 전파된 사례이 지난 1997년 홍콩에서 발견됐고, 이후 고병원성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홍콩의 감염자 18명중 6명이 사망했고, 이후 세계적으로 500명이상의 감염자중 약 60%가 숨졌다. 조류독감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살처분 방식을 택하면서 수천만 마리의 가금류가 죽어서 땅에 묻혔다.

지난 2003년에는 홍콩 전역에 불어닥친 `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SARS. 사스)` 바람으로 인명 피해는 물론 관광·서비스 산업과 금융시장도 큰 타격을 받았다. 홍콩에서 사스로 숨진 사람은 299명에 달했다. 지난 2009년 멕시코발 돼지독감 사태 당시, 홍콩에 관광온 한 멕시코인이 돼지 독감에 걸린 것으로 나타나자 홍콩 정부는 멕시코 방문객과 접촉 가능성이 있는 400명의 호텔 손님들을 대상으로 방역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홍콩에서 살아있는 닭과 오리 등 가금류를 판매 금지한 것은 때마침 동짓날을 하루 앞둔 시점. 전통적으로 중국인들은 동짓날 닭요리 등으로 잔치를 벌이는 풍습이 있지만 당국은 조류독감 확산을 차단하는 일이 우선이라며 가금류 판금이라는 조치를 실행에 옮겼다.   홍콩 식품보건국의 요크 초우 국장은 "조류독감이 동지 이전에 발견된 것은 불행한 일이며, 이번 사태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함을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조류독감 확산을 막고, 공중위생을 지키기 위해 당국은 단호하고 효과적인 조치들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콩대학 미생물학부의 웬쿽잉 감염병 담당 소장은 "우리는 H5N1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서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컨틴전시 플랜을 갖고 있다"면서 "해마다 겨울은 가금류와 철새들 이동을 통해 H5N1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이번 조류독감 발견으로 패닉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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