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의문사 소녀母 "딸, 남자 환청 듣고 이상증세 보였다"

  • 등록 2019-10-18 오전 10:55:22

    수정 2019-10-18 오전 10:55:22

홍콩 시위 참여 여성의 죽음을 보도한 현지 매체 빈과일보 기사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홍콩 바닷가에서 나체 상태의 변사체로 발견돼 의문사 논란이 제기된 15세 소녀의 모친이 “딸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최근 딸이 정신질환 증세를 보였고, 경찰 수사 과정에서 확인한 CCTV영상에서도 일반적이지 않은 딸의 모습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천옌린의 어머니 호씨는 현지 방송인 TVB와 인터뷰에서 “나는 딸이 살해당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고 싶다”고 처음으로 딸의 죽음을 두고 입장을 피력했다.

호씨는 최근 딸이 실제 존재하지 않는 낯선 남성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말하는 등 정신 질환 증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또 “어떤 남자가 자기에게 무언가를 하라고 지시한다고 나에게 말했다”며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딸이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 초기인 6월에는 전단을 돌리는 등 시위에 참여했지만, 7월부터는 시위의 성격이 변했다면서 시위대와 거리를 뒀다고도 말했다.

호씨는 “딸을 평온하게 쉬게 해주고 싶다”며 밤늦게까지 전화를 거는 등 가족들을 괴롭히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달 19일 실종된 천옌린은 사흘 후 홍콩 정관오의 바닷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타박상이나 성폭행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천옌린이 평소 수영을 잘했으며 옷을 입지 않은 상태로 발견됐다는 점에서 ‘경찰이 여성 시위자를 성폭행했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로 논란이 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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