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LG그룹은 특히 그동안 그룹의 최대 취약점으로 지적되던 조직 실행력이 크게 향상되면서 가시적인 기업활동의 성과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또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던 일부 조직문화도 시장선도를 위한 ‘1등주의’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올해 초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55인치 OLED TV를 출시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모두 먼저 시장에 내놓겠다며 서로가 신경전을 벌였지만 결국 LG가 기선을 제압한 것이다.
LG 관계자는 “과거 같으면 낮은 생산 수율 및 미미한 시장 수요 등으로 OLED TV를 시장에 내놓는 시기를 심각하게 고민했을 것”이라며 “지금은 시장선도 상품을 최우선시하는 조직내 분위기가 강해 공격적으로 출시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LG그룹내 시장선도 문화가 강화되면서 기존 ‘돌다리도 두들기고 간다’는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기업문화가 크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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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삼성을 대상으로 최근 동시다발로 벌이고 있는 OLED 특허소송에서부터 냉장고 광고 소송 등도 “시장선도 기업으로서 경쟁사에 밀리면 안된다”는 기업문화가 강화되면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 사장들은 구본무 회장에게 올초 계열사별로 시장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직의 일하는 문화를 혁신하는 방안을 보고하기도 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조직별, 개인별 역량이 시너지를 낼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끝까지 실행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올해부터 시장선도 상품에 대한 업적을 경영진 평가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두고 반영하는 새로운 인사평가 시스템 도입도 조직내 시장선도 문화를 강화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계열사 별로 지난해 11월 구회장에게 시장선도 상품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올해 사업계획을 특별 보고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회사별로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관계자는 “올해부터 임원평가에 있어 시장선도 제품에 대한 업적 여부가 최우선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그룹의 업무 긴장도가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다”고 귀띔했다.
LG그룹은 또 올해 투자예정 금액 20조원 가운데 대부분을 OLED, 울트라 HDTV, 전기차용 배터리, 스마트폰 등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장에 투입할 계획이어서 시장선도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이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