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함께 만든다던 '토종 OS' 결국 무산

삼성·LG, 정부 OS 개발 프로젝트 참여 거부
"MS와 손잡은 삼성, LG와 공동개발 유인 사라져"
"처음부터 현실성 떨어진 급조된 정책" 지적도
  • 등록 2011-10-27 오후 1:45:02

    수정 2011-10-27 오후 1:45:02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손을 잡고 한국형 모바일 운영체제(OS)를 만든다는 정부의 계획이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시류에 떠밀려 내놓은 전형적인 '탁상 행정'의 결과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7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는 지식경제부가 추진한 오픈 OS 개발 컨소시엄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8월 지경부는 3차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웹 기반의 모바일 OS 개발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안드로이드 OS를 가진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한국 업체들이 안드로이드만 믿어선 큰코다친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정부 주도로 삼성과 LG가 함께 외국산 OS에 대항할 수 있는 '토종 OS'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로젝트 참여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회사 모두 공동 개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을 잡으면서 LG전자와 공동 개발할 유인이 사라졌다. 삼성전자의 독자 OS인 '바다'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여기다 MS의 '망고'까지 갖추게 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기존의 바다 OS를 더 발전시키고 경쟁사에도 공개해 별도의 생태계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처음에 삼성, LG에서 공동 OS 개발을 요청하다가 상황이 변하자 업계에서 말이 달라진 것으로 안다"면서 "정부는 중소기업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더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업계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급조된 아이디어를 내놨다가 슬그머니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정부가 삼성과 LG가 참여하는 한국형 OS 공동개발 계획을 내놨을 때 업계에서는 "충분한 조율 없이 정부가 발표했다"면서 회의적 반응이 나온 바 있다.

삼성의 바다 OS는 상용화까지 5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고, 애플도 독자적인 OS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10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공동 OS 개발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는 기업의 이해관계가 걸린 민감한 문제다. 이 때문에 정부가 나서더라도 삼성과 LG의 공동개발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SW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정부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처음부터 현실성이 떨어진 발상이었다"면서 "보다 신중한 정책 접근이 필요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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