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 선 미국과 유럽…신흥시장엔 거대한 태풍분다

9년만에 통화정책 갈라져…금융시장 불안
시장선 이미 그레이트다이버전스에 풀베팅
  • 등록 2015-12-01 오전 9:35:33

    수정 2015-12-01 오전 9:36:34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미국과 유럽이 9년 만에 통화정책의 갈림길에 섰다. 이른바 ‘그레이트 다이버전스(大分岐·great divergence)’다. 금융시장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라고 예상한 듯 앞서서 달리고 있다. 세계경제의 양대 축이 엇갈린 길을 선택하면 내년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거대한 소용돌이가 휘몰아칠 전망이다.

30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장중 한때 100.31까지 상승했다. 8개월 반 만에 최고치다. 반면 달러화와 견준 유로화 가치는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국채시장에서도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독일 국채인 분트채 2년물 금리는 -0.41%를 기록했다. 반면 미 국채 2년물은 0.95%를 기록했다. 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두 상품 격차는 최근 10년래 최대폭까지 벌어졌다. 통상 2년물 국채는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품이다.

외환이나 채권시장 모두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을 반영해 움직인 결과다. 오는 3일 유럽 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유럽 경제가 비실비실하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물가목표(2%)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추가 부양책이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현재 -0.2%인 예치금리를 더 내리거나 양적 완화 규모나 기간을 조정하는 식의 부양카드를 꺼내리라 전망하고 있다.

미국은 분위기가 정반대다.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5~16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0MC)에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12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74%로 반영하고 있다. 2006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리는 동시에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이 처음 다른 길을 걷는 셈이다.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 엇박자가 가까운 미래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투자은행인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의 마크 챈들러는 “이번 주는 올해 가장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벌써 불안에 떨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은행(BOJ)과 중국인민은행(PBOC)의 줄다리기가 금융시장에 혼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스트레지스트들도 “앞으로 몇 달 간 시장이 변덕스러운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는 3일 ECB의 통화정책이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유로-달러 환율이 요동칠 수 있다.

신흥시장은 더 고통스러운 시간이 예상된다. 특히 많은 신흥국과 기업들이 미국 달러로 많은 돈을 빌렸다. 또 투자자금도 많이 흘러들어왔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달러화 강세로 직결돼 빚 부담이 커지고, 유동성도 빠져나갈 가능성이 배가된다. 많은 애널리스트는 다가오는 몇개월 동안 신흥시장에 엄청난 역풍이 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스톡익스체인지(FTSE) 신흥시장 지수는 지난달에만 3.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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