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렬의 투어텔링]저가항공 vs 할인항공, 뭐가 달라?

  • 등록 2012-07-20 오후 3:53:17

    수정 2012-07-20 오후 3:53:17

[이데일리 김형렬 칼럼니스트] ‘저가항공’이 싸구려라는 인식은 사라진 듯 하다.

불과 2~3년 여전까지만 해도 저가항공은 타서는 안될 비행기처럼 보였다. 싼게 비지떡이라거나 목숨을 걸고 타야할 것 같다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영국의 이지젯,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 동남아의 에어아시아가 승승장구하며 검증된 시장되었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저가항공이 맥을 추지 못했다.

초기에 ‘저가항공’은 ‘할인항공’과 구별이 안되었다. 둘 다 가격이 저렴한 비행기표이기 때문에 소비자들로서는 둘의 차이를 명확히 알 수 없었을 터였다.

할인항공권은 기존 항공사의 정규항공권을 싸게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즉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이 취항하는 도시를 왕복할 수 있는 1년 유효기간의 항공권에서 가격이 떨어진 항공권이다. 가격을 내리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장 일반적인 것이 유효기간을 줄이는 것이다.

1년짜리가 100만원이라면, 3개월짜리는 70만원, 1개월짜리는 50만원에 판매된다. 또 일찍 예약하면 조기예약 할인, 4명이상 함께 하면 그룹 할인 등과 같은 조건이 붙어져 할인항공권의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저가항공은 출발부터가 다르다. 기존항공사와는 완전히 다른 신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설립됐다. 작년께부터 발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제주항공, 진에어를 비롯해 티웨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은 모두 새롭게 생긴 저가항공사(LCC: Low Cost Carrier)들이다.

이들은 항공사의 본업에 충실(?)하기로 했다. 항공사의 본업이라면 A도시에서 B도시로 빠르게 이동시켜주는 것이 가장 큰 목적. 저가항공사들은 이 목적을 제외하고 나머지 서비스는 축소 또는 생략함으로써 가격을 대폭 낮췄다.

이를 테면 여행사에게 돌아가는 유통마진을 줄였다. 항공권은 항공사-지역 독점 총판(GSA)-항공권 도매여행사(BSP)-소매여행사(ATR)의 유통채널을 가지고 있는 반면 LCC들은 이 단계들을 대폭 줄여 직접판매에 주력하고 온라인 중심의 마케팅과 시스템을 강화했다.

기내식, 마일리지, 종이탑승권도 바꾸거나 없애버렸다. 식사가 필요하면 유료로 제공했고, 기내에 싣고 가는 짐도 최소화하도록 유도해 항공유 비용을 줄이도록 했다. 꼭 더 큰 짐을 가져가는 손님에게는 별도 요금을 부가했다.

마일리지 적립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있더라도 기존 항공사보다는 적립 혜택이 적다. 어떤 LCC들은 종이값도 아까운지 자체 종이항공권을 발행하지 않는 것은 물론 공항 체크인 서비스도 없앴다. 손님이 인터넷에서 결제하고 인쇄해 갖고 오면 탑승할 수 있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외 서비스는 모두 추가 비용을 지불하라는 의미인 셈이다.

민감하게 느끼지 못하겠지만 저가항공사들의 출발착 시간이 매우 이르거나 늦는 이유도 비용 때문이다. 항공기 이착륙이 덜 붐비는 시간을 이용하거나 탑승구의 위치가 먼 곳을 선택해 비행기의 공항사용료를 절감하고 있다.

이러한 기발한 아이디어들은 저가항공사 시장의 급성장과 맥을 같이 한다.

올 여름 제주항공은 1명 갈 때 1명을 더 데려오면 공짜로 태워주기도 하고, 진에어는 10번 타면 1번은 공짜로 태워주는 마케팅을 벌인다고 한다. 또 에어아시아는 박지성을 내세워 아시아 시장 전체를 공략하고 있다. 이쯤 되면 저가항공사라도 고가(?)항공사에도 전혀 꿀리지 않을 듯싶다.

김형렬 호텔자바 이사 rancet@travelb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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