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뚫린 환율]"환율, 상단 예측 무의미…러시아發 금융위기 가능성도"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
"환율, 위쪽으로 한계 두기 어려워"
러시아, 석유 돈줄 끊기면 어떤 대응 나올지 몰라
러시아發 디폴트 유동성 리스크 커질 우려
  • 등록 2022-03-07 오전 10:49:58

    수정 2022-03-07 오전 10:49:58

(사진=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원·달러 환율은 위쪽으로 한계를 두기 어렵다. 최악의 경우도 생각을 해둬야 할 것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7일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현 시점에 환율 상단을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환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국가의 러시아 제재가 격화되면서 1200원 위로 안착하며 고점을 높이는 모습이다. 지난 달 24일 종가 기준으로 1200원을 돌파한 후 7거래일 연속 1200원대 안착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군이 체르노빌 원전과 자포리자 원전 등을 장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4일엔 환율이 9.60원 뛰었고 이날은 10원 넘게 급등하고 있다. 장중 환율은 1227.60원까지 올라섰다. 이는 2020년 6월 1일 장중 1232.00원까지 오른 이후 1년 9개월래 최고치다.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를 검토 중이란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문 연구원은 “(경제) 펀더멘털로 보면 1200원 위에서 오래 있기 어렵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다보니 글로벌 단기 자금 시장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많이 벌어져서 달러가 좀 더 세질 가능성은 열어둬야 하다”고 밝혔다. 다만 “환율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수준을 넘어서서 1300원을 넘는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2020년 3월 19일엔 환율이 장중 1296.00원까지 오른 바 있다.

환율이 하락 전환되기 위해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협상이 필요한데 이는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문 연구원은 “러시아가 석유 돈줄이 끊길 경우 전쟁 수행이 어려워질 수 있지만 반대로 무슨 생각을 할지 모르니 그게 더 무섭다”고 밝혔다.

러시아발(發) 금융위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 연구원은 “러시아 중앙은행 제재에 따른 자금 동결로 단기 자금 시장에서 디폴트나 유동성 리스크에 빠진 기업들이 있을 것이고 이들이 한 두 개 쓰러지면서 도미노처럼 번질 가능성이 있다”며 “그 가능성이 낮지는 않다”고 밝혔다. 글로벌 은행권의 대러 익스포져는 1500억달러 규모로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당시의 40%에 불과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 사태 때를 고려하면 도미노처럼 번지는 유동성 위기에서 익스포져 규모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에너지 수입국인 만큼 원화가 다른 나라 통화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 연구원은 “한국, 대만, 독일이 영향을 받는데 독일은 유로화이고 대만은 환율을 통제하고 원화는 자유롭게 거래되는 개별 통화인데 원화는 유로화를 따라가면서 원유 수입국의 지위, 수출의 둔화 가능성을 고려해 (더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달러 조달이 많아 달러 포지션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리스크가 꽤 있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환율 상방 요인이 크게 작동하고 있지만 외환당국의 개입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상단을 방어하면서 환율 변동성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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