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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중구청장 예비후보는 1일 민주당 중앙당사를 항의방문해 “공천이 원칙없이 진행됐다. 경선을 도둑맞았다”며 시위를 벌였다. 김 후보는 “저를 포함해 경선을 준비하던 8명의 예비후보가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랑구청장 예비후보로 나선 성백진 서울시의원은 추 대표를 만나기 위해 국회를 찾아와 커터칼로 자해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추 대표는 국회 밖으로 피신해야 했다. 앞서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서울 중구청장 후보로 서양호 두분정치전략연구소장을, 중랑구청장 후보로 류경기 전 서울시 부시장을 전략공천했다.
민주당은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 1월 개정된 당헌당규에 따르면 △상대 당 후보전략에 대한 효과적 대응이 필요하거나 △공천신청자가 없는 지역 △경쟁력이 약한 후보자의 단수 신청 지역 △전략적 고려가 필요한 지역 △심사 및 경선과정에서 법률상 문제가 발생한 지역 등에 대해 전략공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와 중랑구의 경우 전통적인 민주당 약세지역으로 판단했고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경선이 과열될 경우 ‘집안싸움’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정무적 판단도 작용했다.
특히 민주당의 오랜 기반인 호남에서 이러한 반발이 더 커지고 있다. 전남 신안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이 지난달 27일 군수 후보로 추 대표 비서실 부실장 출신인 천경배 예비후보를 전략공천했기 때문이다. 당내 경쟁자였던 임흥빈 예비후보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적폐공천을 발표한 민주당 중앙당은 앞으로 누구를 향해 적폐를 운운할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호남지역 민주당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추 대표가 지지율에 취해 오만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중앙당이 당원과 군민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실상 군수를 결정한 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중앙당 관계자는 “중앙당이 전략공천을 결정하더라도 지역위원회와 함께 검토하는 절차를 거친다”며 “최고위와 당무위를 거쳐 꼼꼼히 심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천과정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며 “재심 등 후속절차가 마련돼있기 때문에 잡음으로 보는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