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세종병원, 체계적 시스템이 응급 소아심장환자 생명 살려

급성 심근염, 중증 심부전, 완전방실전도차단 A양(10)…‘베를린하트 삽입술’ 적중
내원 당일 심박동기 삽입, 이후 에크모·베를린하트 삽입 등 일사천리 진행
  • 등록 2023-10-25 오전 10:06:21

    수정 2023-10-25 오전 10:06:2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심정이었습니다. 부천세종병원 덕분에 아이가 살았습니다.”

A양(10)은 활달한 초등학생이다. 여느 또래와 다를 것 없이 건강했다. 그러던 중 최근 갑자기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진단은 급성 심근염. 상황은 급박했다. 내원 당시 A양은 이미 심장을 뛰게 하는 전기 신호가 완전 차단(완전방실전도차단)된 상태였다.

부천세종병원 의료진은 당일 바로 임시 심박동기를 삽입해 A양의 심장을 뛰게 했다. 상황은 그러나 나아지지 않았다. A양의 혈압은 계속 떨어졌고, 다음날 결국 체내 혈액에 산소를 기계 장치로 공급해주는 에크모(ECMO)를 연결했다. A양은 이후에도 심방 내 혈전이 생겨 혈전제거술을 받은 데 이어, 수술 부위에서 계속되는 출혈 탓에 수차례 창상 세척 및 지혈술을 받았다.

아울러 양심실 보조기계도 임시로 삽입했다. 중환자실 입원 1개월 즈음해 의료진은 심실기능 회복이 더딘 A양을 위해 심장이식 전까지 중장기적 치료법으로 전환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좌심실과 우심실 동시 보조가 가능한 ‘베를린하트’ 기기 삽입에 성공했고, 마침내 A양의 상태는 호전됐다.

A양 보호자는 “청천벽력이었다. 건강했던 아이가 불과 며칠 사이에 생사를 수없이 오갔다”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아이 심장을 지켜준 의료진께 감사하다. 심장이식 때까지 힘을 내 버틸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세종병원(병원장 이명묵) 의료진이 응급 소아 심장질환 환자의 꺼져가는 생명 불씨를 또 한 번 살렸다. 내원 당일 심박동기 삽입을 시작으로 에크모 삽입술, 베를린하트 삽입술까지 일사불란하게 진행 및 성공시키며 국내 유일 심장전문병원의 체계적 시스템과 노하우가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25일 부천세종병원에 따르면 지난 8월 4일 급성 심근염, 중증 심부전, 완전방실전도차단 증세를 가진 A양이 내원했다. 의료진은 당일 심박동기 삽입술을 시작으로 12일간 에크모 삽입술, 4차례 창상 세척 및 지혈술, 임시 양심실 보조기계 삽입술을 시행했다. 이어 지난달 12일 최종적으로 베를린하트 삽입술을 시행했다.

주치의 김정윤 과장(소아청소년과)은 “급성 심근염은 보통 1~2주가량 에크모 치료 후에 완전히 회복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A양의 경우 이례적으로 심기능이 회복되지 않았다”면서 “2주가량 에크모 및 임시 보조장치를 사용하며 회복을 기다렸으나, 점차 회복 가망성이 없다고 판단해 결국 중장기적 치료법으로 전환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양의 경우 신속한 베를린하트 삽입 의사결정이 증세 호전에 적중했다. 베를린하트는 좌심실 보조장치(L-VAD)와 달리 심장이식 전까지 좌심실·우심실 동시 보조가 가능한 기기다. 베를린하트 삽입은 난이도가 매우 높은 수술로 알려져 있다. 직경 2㎝가량의 관 4개를 심장과 중요 혈관에 연결해야 하는데, 위치와 각도가 어긋나면 기기 작동이 멈출 수 있고 소아 환자의 경우 작은 심장과 몸에 적절하게 배치하기도 까다롭다.

집도의 김응래 과장(소아심장혈관흉부외과)은 “A양이 심장이식 전까지 버티려면 베를린하트 삽입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며 “A양은 심장이식 전까지 좌심실·우심실 모두 보조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기기의 크기가 큰 L-VAD를 작은 체구의 A양에게 삽입하기에도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A양은 현재 상태가 호전됐지만,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감시하는 상황”이라며 “심장전문병원의 체계적인 시스템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A양의 건강이 회복될 때까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세종병원 김응래 소아심장혈관흉부외과 과장(왼쪽 2번째)가 ‘베를린하트’ 삽입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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