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에 美 셰일업체, 신용리스크 확대..연준 "회사채 매입해야"

신한금융투자 보고서
"연준, 회사채 매입 등 양적완화 재개 논의" 기대감
  • 등록 2020-03-10 오전 10:09:34

    수정 2020-03-10 오전 10:09:34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제유가가 9일(현지시간) 배럴당 31달러 수준으로 폭락했다. 장중엔 28달러까지 떨어졌다. 유가 급락은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취약해진 미국 에너지 기업의 신용 리스크를 자극하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금융 불안이 전염돼 다른 산업으로도 번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7일,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 뿐 아니라 자산 매입 재개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특히 회사채가 문제인 만큼 회사채를 매입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는 얘기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0일 보고서에서 “미국 에너지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은 3월 6일 기준 11%까지 상승했다”며 “9일 유가 급락 영향까지 반영될 경우 20%에 육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셰일 오일 생산업체의 손익 분기 유가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나 30달러에서 50달러 중반에 위치한다. 하 연구원은 “유가가 손익분기점을 하향 돌파하면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특히 지난 3년 넘게 진행된 외형 확장에 취약해진 재무구조로 자금 조달 리스크까지 부상했다”고 밝혔다.

셰일 오일 업체들은 2014~2016년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과의 치킨게임에서 승리한 이후에도 수익성 개선보다 외형 확장을 이어갔다. 기업 가치 대비 총부채 비율은 작년 0.54배로 2014~2016년 0.53배와 유사하다. 지난 2년간 유가가 완만한 하락세를 보여 수익성이 악화됐음에도 셰일 오일 업체들이 외형 확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에 있다. 작년 기준 총부채 대비 순이자비용을 통해 역산한 이자율은 투자등급이 1.2%, 하이일드가 1.6%로 평균 유가가 65달러였던 2018년보다 오히려 이자율이 낮았다.

그랬던 이자율이 갑자기 10배, 20배 넘게 급등하면서 에너지 기업발 금융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 연구원은 “지난 3월 3일 연준은 긴급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심화하면서 안전자산 선호로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급등하는 등 금융불안이 기업 자금 조달 리스크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유가 급락으로 하이일드 회사채에서 약 15%를 차지하는 에너지 기업의 자금 조달 리스크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향후 에너지 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자금 조달 리스크가 기타 회사채 시장으로 전염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 이후 일주일이 지난 지금, 무위험 이자율은 속락했으나 위험 프리미엄이 계속해서 치솟고 있다. 하 연구원은 “기업 자금 조달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연준은 FOMC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 뿐 아니라 자산 매입 재개도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위기 당시 연준은 문제의 시발점이었던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해 금융 불안을 잠재웠다”며 “이번에는 회사채가 문제이기에 관련 증권 매입 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운영하고 있는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이 도입될 경우 에너지 기업을 중심으로 한 금융 불안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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