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를 살리자]① "최후 승부처는 문화산업"

콘텐츠산업 육성 중요성 갈수록 커져
CJE&M, 오너 강한 의지속 적극투자해 결실
`단기실적 추구·돈 안된다 인식·불법복제` 개선해야
  • 등록 2011-07-19 오후 3:34:30

    수정 2011-07-19 오후 3:34:30

[이데일리 양효석 기자] 한국경제는 지난 50여년간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도약을 해왔다. 중심 산업은 경공업-건설업-중화학공업-전자산업-IT산업으로 이동하면서 경제발전을 견인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변화가 가속화되고 IT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지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콘텐츠 산업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도 일찍이 "21세기 최후의 승부처는 문화산업"이라고 예고했다. 우리나라 콘텐츠산업은 현재 성장단계에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조사한 콘텐츠산업생산지수 결과에 따르면, 2005년 100을 기준으로 시작된 지수는 2008년 115.5, 2009년 120.0, 2010년 3분기 기준 125.7로 성장했다. 하지만 글로벌 수준으로 진입하기는 아직 부족하다. 대부분 매출규모가 작거나 영세하다. 아직까지도 콘텐츠는 돈이 안된다는 인식도 강하다.

이데일리는 이데일리신문 재창간을 맞아 `콘텐츠를 살리자` 시리즈를 연재한다. 콘텐츠산업 활성화를 위한 현안점검과 문제점 파악, 해결책 등을 모색하고자 한다. 시리즈는 이데일리신문·온라인 이데일리를 비롯 IT전문 동영상뉴스 이데일리 Digital쇼룸가 공동 참여한다. [편집자]
올해 초 미국 방송통신분야 규제기관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미국 최대 케이블TV 업체인 컴캐스트(Comcast)의 NBC유니버셜 인수를 허가했다.

이 인수로 컴캐스트는 NBC유니버셜 산하의 `NBC방송`, 뉴스전문 `MSNBC` 등 다수의 채널과 영화스튜디오 `유니버셜픽쳐스`의 지배권을 가졌다. 케이블TV 업체가 지상파방송사를 인수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그 만한 요인이 있다.

컴캐스트는 1963년 시작 당시 작은 케이블TV 방송사였지만, AT&T의 디지털케이블 부분을 인수한 후 콘텐츠 확보를 가속화했다. 이후 다양한 결합상품으로 매출을 확대시켰고, 다시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뤘다. 방송업계 전문가들은 콘텐츠 경쟁력이 주는 중요한 교훈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공식 집계된 우리나라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2009년 기준 69조원이다. 2005년 57조2588억원에 비해 연평균 5% 성장에 그쳤다. 출판·만화·음악산업은 성장정체 또는 후퇴상태다. 그나마 게임·영화·방송·애니메이션 산업이 뒷받침해 주는 구조다.

CJ E&M(130960)을 제외하면 콘텐츠 대표주자로 손꼽을 수 있는 기업도 드물다. CJ E&M은 지난 15년 동안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1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때문에 지금의 모습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미경 CJ E&M 부회장은 "20대 미국 하버드대 유학시절을 되돌아 보면 일본학·중국학에는 수백 명의 학생들이 몰리는데 한국학은 강사조차 구하기 힘들었다"면서 "그 때 한국의 우수성,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전세계 알리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기업 오너의 이 같은 굳은 결심으로 콘텐츠 분야에 꾸준히 투자해 온 CJ E&M은 이제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니 자금력이 부족하거나, 단기 실적에 급급한 전문경영인 기업은 과감한 콘텐츠 투자를 상상할 수도 없다.

◇콘텐츠 中企 절반 "자금조달 힘들어"

실제로 우리나라 콘텐츠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은 자금조달과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6월 콘텐츠 중소기업 480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기업 경영시 가장 어려운 분야는 `투자유치 및 자금조달`이라는 응답이 47.6%에 달했다. 두번째는 판로확보 어려움으로 24.9%를 기록했다.

정부의 콘텐츠산업 지원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도 23.3%에 그쳤다. 활용해 보지 못한 이유로는 `지원제도를 모른다`(51.4%)가 가장 많았고, `지원절차 및 자격요건이 까다롭다`(21.5%), `실질적인 도움이 안된다`(19.3%) 등이 뒤를 이었다. 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단발적인 정부지원 보다 분야별 전문인력 육성과 산업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 콘텐츠 중소기업 480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애로조사 결과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전세계 각국은 콘텐츠시장의 주도적 위치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면서 "최근 우리나라의 콘텐츠산업 발전속도가 둔화된 반면, 중국은 2014년까지 연평균 11%의 높은 성장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디지털 기술의 진화로 콘텐츠도 컴퓨터와 모바일 등 새로운 매체를 통해 보급되고 있다"면서 "스마트폰·태블릿 PC 등의 열풍으로 해당 매체를 통해 보급될 수 있는 콘텐츠 기획·개발이 증가하고 있어, 이를 지원하는 교육·훈련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콘텐츠는 공짜다?..인식전환 급선무

직장인 윤경헌(가명)씨는 P2P 사이트를 검색하다가, 최근 극장개봉 영화 다수가 올라와 있음을 발견했다. 호기심에 5000원 선불결제한 뒤, 영화 3편을 다운로드 했다. 불법이라는 사실을 인지했지만 `이 정도 쯤이야 괜찮겠지`하는 생각이 컸다.   경기도 안산시 소재 S기업은 사무직 직원수가 7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한글문서 정품 소프트웨어 구매건수는 10여건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불법복제로 사용중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음악·영화·방송·출판·게임 분야의 불법복제 피해액은 총 2조1173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 같은 불법복제로 인해 콘텐츠 구매의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콘텐츠를 구매 또는 이용하지 않게 된 비율은 전체시장 규모 11조520억원의 19.2%에 달한다. `콘텐츠는 공짜다`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퍼져있어, 제값 주고 콘텐츠를 구입하면 오히려 손해라고 생각할 정도다.

하지만 불법 복제·다운로드는 콘텐츠 생산의 원동력을 상실하게 만든다. 불법복제 방지와 저작권 보호는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한 기초적인 조건이다. 정당한 가격을 주고 콘텐츠를 구입해야 하는 국민의식이 확산되어야, 품질 높은 콘텐츠 공급도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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