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서 연일 부정선거 규탄…러 "서방이 배후"

세르비아 집권당 부정선거 의혹 8일째 시위
러시아 경계 태세 "서방이 시위 조장" 주장
세르비아는 서방 비난…NYT "친러 강화 전망"
  • 등록 2023-12-26 오후 1:11:28

    수정 2023-12-26 오후 1:11:28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세르비아에서 집권당의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규탄하는 시위가 8일째 이어졌다.

25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폭력에 반대하는 세르비아’(SPN) 연합이 부정선거 의혹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일부 시위대가 연행된 베오그라드시 경찰서 밖에서 연설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수천 명의 시위대가 이날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건물 앞에서 부정 의혹이 제기된 지난 17일 총선 및 지방선거의 무효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전날 체포된 시위대의 석방을 요구하며 이들이 구금된 시내 경찰서를 향해 행진했다.

앞서 경찰은 전날 시청 정문의 창문을 깨고 진입하려는 시위대를 진압해 38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중상자 2명을 포함해 경찰 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비카 이브코치비 세르비아 경찰청장은 기자회견에서 “평화와 질서 유지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전날 시위와 관련해 더 많은 체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총선에선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의 집권당인 ‘세르비아 진보당’(SNS)이 46.72%를 득표해 승리한 뒤 야당에서 곧바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연일 선거 무효화를 주장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폭력에 반대하는 세르비아’(SPN)는 23.56% 득표율로 2위를, ‘세르비아 사회당’은 6.56%로 3위를 차지했다.

야권에서는 집권당이 미등록 유권자를 불법적으로 투표에 참여시키거나 표 매수, 서명 위조 등의 부정을 저질렀다고 주장했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모니터 요원으로 구성된 국제선거감시단도 일련의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세르비아에서 연일 격렬한 부정선거 의혹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간 대결구도가 형성된 모습이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부정선거 시위 배후로 미국 등 서방을 지목하며 경계하고 나섰다.

알렉산드르 보산-카르첸코 세르비아 주재 러시아 대사는 현지 방송에 출연해 “서방이 시위를 조장한다는 반박 불가능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이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며 “세르비아 정부가 법치를 보장할 것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사태가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친러시아 정부를 축출한 유로마이단 혁명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이 서방이 지원한 유로마이단 혁명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세르비아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직접적인 비판을 아끼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세르비아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선거 절차의 정당성은 투명성과 함께, 투표로 드러난 국민의 의지에 대한 승자와 패자 모두의 존중 의지에 달려 있다”며 전날 시위의 폭력과 기물 파손을 비난했다.

그는 지난주에는 세르비아 정부에 선거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할 것을 권고하면서도 이번 선거 이후로도 세르비아 정부와 협력하길 바란다고 밝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세르비아 야권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친러시아 노선을 유지하면서도 2009년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는 등 친서방 노선을 병행하고 있다. 이번 부정선거 의혹을 계기로 세르비아의 친러시아 노선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NYT는 예상했다.

실제 집권 세르비아진보당(SNS) 소속 아나 브르나비치 세르비아 총리는 “이런 발표는 서방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시위 관련 정보를 사전에 제공한 러시아 정보기관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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