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 가득한 간이역 "날 내리라 하네"

  • 등록 2007-10-04 오후 4:18:00

    수정 2007-10-04 오후 4:18:00

[한국일보 제공] 인적 드문 작은 열차역을 거닐어 보고 역전다방에서 엽차 한 잔의 추억을 되새겨 보고.

장항선 여행의 백미는 정감 가득한 간이역 등 열차역 탐방이다. 장항선에서 꼭 빼놓지 말아야 할 역들을 소개한다.


■ 선장역

장항선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을 뽑는다면 단연 선장역을 추천한다. 논 위로 길게 굽어진 철로는 긴 플라타너스 가로수길과 만나 서정의 풍경을 선물한다. 지난 6월1일부터 열차가 서지 않게 된 간이역이다.

역사 건물도 없고 역무원도 없던 역이다. 철로를 따라 난 좁은 플랫폼과 간신히 비만 피할 수 있는 가림막 3개가 고작이다. 고요한 적막을 뚫고 멀리서 열차가 들어오면 ‘땡 땡 땡’ 종소리가 울리며 가로수길 위로 차단막이 내려간다.

 
 ■ 청소역

옛 역사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역이다.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로 지정했다. 현재 운영중인 역으로 장항선에서 가장 적은 수의 승객들이 타고 내린다. 새마을호는 모두 지나치고 무궁화호만 상행 4번, 하행 4번 정차한다.

청소역에 근무하는 박형구(36) 역무원은 “하루 20명 정도 열차표를 끊는다”고 했다. 마침 며느리와 3명의 손녀를 배웅하러 나온 장성춘(70)씨는 “청소역이 없어질까 주민들이 불안해 한다”고 했다. “회관(마을회관)에 모이면 웬만하면 열차를 타고 다녀 역이 돈 벌게 해주자는 말들을 한다”고 전했다.

 
■ 신례원역

해바라기 만발하고 박이 주렁주렁 내걸린 아름다운 역이다. 정권모(45) 역무원은 올 12월 예정된 새 철로가 부분 개통되는 것에 “시원섭섭하다”고 했다. 이 역은 새 철로가 운영되면 바로 철거될 운명이다. 지금의 역사 자리에 도로가 나기 때문이다.

정씨는 “하루 200여 명 되는 이용객 대부분이 노인분들로 서울이나 천안 등 대처로 자식들 보러 가고, 결혼식 등을 갈 때 이용한다”고 했다. 서울 가는 노인들 대부분이 천안까지만 표를 끊는다고 한다. 천안에서 전철(노인은 무료)을 갈아타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함이다.


■ 장항역

장항선의 이름을 있게 한 장항선의 종착역이다. 12월이 되면 장항선은 장항을 지나 금강을 넘어 군산으로 연결된다. 지금의 장항역 대신 철로가 연결되는 금강하구둑 인근에 신장항역이 생긴다.

역사에서 갯내음을 좇아 10분쯤 걸어가면 금강을 끼고 있는 항구 장항이다. 바다처럼 넒은 강 너머 군산의 굴뚝들이 보인다. 장항과 군산을 잇는 도선은 열차시각과 얼추 어우러져 1시간 간격으로 운항한다.


■ 오가역ㆍ원죽역

선장역처럼 역사 건물이 없는 퇴락한 간이역이다. 지금은 물론 열차가 서지 않는다. 폐쇄된 지 오랜 탓에 그을린듯한 까만 색의 낡은 표지판만이 열차역임을 증명하고 있을 뿐이다. 텅 빈 철로의 한적함을 맘껏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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