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잃고 밝게 살려 노력했는데"..생존자 짓누른 트라우마

유족 "참사 후 지켜주지 못 해..회복하는 모습이었는데"
생존자, 서울시교육청 심리치료 지원 받았지만
  • 등록 2022-12-14 오후 1:07:55

    수정 2022-12-14 오후 1:08:07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살아남은 고등학생이 사고 이후 심리치료를 정기적으로 받았지만, 트라우마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등진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한 시민이 애도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14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숨진 채 발견된 고등학생 A군은 이태원 참사 이후 교내 심리상담과 함께 매주 두 차례 정신과 상담치료를 받아왔다. 서울시교육청이 심리치료를 지원하는 학생은 이날 기준 5명이다.

A군은 이태원에 함께 간 친구 2명을 사고 현장에서 떠나보냈다. 혼자 살아남았다. 자신도 심한 부상을 당해 입원 치료를 받았고, 일상에 조금씩 복귀하고 있었다.

유족에 따르면 A군은 현장에서 의식을 잃었다가 누군가 얼굴에 물을 뿌려줘 정신을 차렸다. 혈액 등 검사 결과를 보면 위독한 상태까지 갔지만 치료를 받고 목숨을 건졌다. A군은 평소 밝은 성격으로 주변을 잘 챙겨 인기가 많았다고 지인들이 전했다.

이날 오전 빈소에서 A군의 작은 아버지는 “참사 당시에는 살았지만, 이후 지켜주지 못했다는 가족의 자책감이 가장 큰 상황”이라며 “오늘이 그동안 받은 심리치료의 종합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다. 상담사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했고 실제로 충격에서 회복해가는 모습이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교복을 입고 조문한 한 중학생은 “평소 친하게 지내면서 축하나 위로할 일을 챙겨주던 오빠였다”며 “친구들을 잃은 뒤에도 자기 모습을 SNS에 올리면서 밝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A군은 12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마포구 한 숙박업소에서 어머니의 실종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은 당일 오후 7시께 홀로 투숙해 화장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유서나 범죄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 의사에 따라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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