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추도식서 처음으로 '형'이라 부른 유시민...눈물의 편지

  • 등록 2018-07-27 오전 9:02:37

    수정 2018-07-27 오전 10:20:55

유시민(오른쪽) 작가가 26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추모제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잘 가요, 회찬이 형. 아시죠? 형과 함께한 모든 시간이 좋았다는 것을요”

유시민(58) 작가가 처음으로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을 ‘형’이라고 불렀다. 고인에게 전하는 편지에서다.

유 작가는 26일 오후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노 의원의 추도식에서 “추도사가 아니고 노회찬 대표님께 짤막한 편지를 하나 써 왔다. 써온 대로 해보겠다”고 말하며 “다음 생에서 또 만나자”고 운을 띄웠다.

“우리에게 다음 생이란 없다. 난 그렇게 생각하면 살아왔다. 지금도 그렇다고 믿는다”던 그는 “그렇지만 다음 생이 또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만나는 세상이 더 정의롭고 더 평화로운 곳이면 좋겠다. 그래서 누구나 온전하게 자기 자신이 행복한 삶을 살아도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 작가는 “회찬이 형. 늘 형으로 여겼지만 단 한 번도 형이라고 불러 보지는 못했다. 오늘 처음으로 불러본다”며 “다음 생에는 더 좋은 곳에서 태어나라. 더 자주 더 멋지게 첼로를 켜고 더 아름다운 글을 더 많이 쓰고 (부인) 김지선 님을 또 만나서 더 크고 더 깊은 사랑을 나눠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가끔은 물 맑은 호수로 저와 단둘이 낚시를 가자”고 전했다.

노 의원이 완벽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라서 좋아했다는 유 작가는 울먹이며 “다음 생은 나도 좋은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다. 그때는 만나는 첫 순간부터 형이라고 하겠다”고 인사했다.

유시민 작가가 26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추모제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 작가는 향년 62세로 별세한 노 의원과 지난 2012년 진보정의당(정의당 전신)을 창당하고, 함께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등 인연이 각별하다. 그는 노 의원의 빈소에서 상주 역할도 하는 등 공동장례위원장으로서 자리를 지켰다.

배우 박중훈(오른쪽)이 26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추모제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추도식에는 유 작가를 비롯해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배우 박중훈, 김승하 전국철도노조 KTX 열차승무지부장의 추모사가 전해졌으며, ‘내가 만난 노회찬’이라는 주제로 중학교·고등학교 동창, 지역구인 창원시 주민이 인간 노회찬을 말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추모제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 노 의원의 평생 동지였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우리 대표님이 ‘나는 멈추지만 당은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하셨지만 저는 ‘노회찬이 없는 정치’ 생각해본 적 없다. 노회찬의 꿈이 제 꿈이고, 정의당의 꿈이고, 우리 국민이 바라는 정치라고 저는 믿는다”고 말했다. 이후 함께 민중가요 ‘그날이 오면’을 불렀다.

노 의원의 영결식은 27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엄수된다.

이날 오전 9시 발인에 이어 10시에 시작하는 영결식에서는 국회장(葬) 장의위원장인 문희상 국회의장의 영결사 후 정의당의 이 대표와 심 의원, 금속노동자 김호규 씨가 조사를 낭독한다. 이후 노 의원의 생전 영상이 상영되고, 노 의원의 큰 조카 노선덕 씨가 유족을 대표해 인사한다.

영결식이 끝나면 고인은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장지인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안치된다.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는 일명 ‘드루킹’ 김모(49)씨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노 의원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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