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살 드러낸 연천의 비경, 전흔의 상처마저도 감싸다

캠핑, 레포츠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른 연천
재인폭포, 주상절리 등 숨은 비경들에 감탄
내달 3일부터 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 열려
  • 등록 2013-04-30 오후 2:47:04

    수정 2013-04-30 오후 2:47:04

경기 연천군 차탄천의 주상절리 협곡
경기 연천 차탄천의 주상절리 협곡.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이번 여행지는 경기도 연천입니다. 남과 북이 맞닿아 있어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을 만한데 연천은 오히려 평온해보였습니다. 아마도 수백년 간 전쟁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역사를 돌려보면 한반도에서 연천군만큼 수난이 잦았던 도시도 많지 않습니다. 삼국시대 이래로 전쟁이 끊이지 않아 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몇번이나 주인이 바뀌었을 호로고루성과 당포성, 은대리성이 임진강변을 따라 덩그러니 서 있고 연천읍에 있는 경원선 급수탑에는 한국전쟁 당시의 총탄 자국이 선명히 새겨져 있습니다.하지만 겉과 달리 연천은 의외로 서정적입니다. 예로부터 고호팔경으로 불릴 만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품어 수많은 묵객들을 불러들였고 최근에는 주말 캠퍼들과 래프팅 등 수상스포츠를 즐기려는 이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또 한반도의 중심으로 불릴만큼 많은 역사의 흔적들도 무수히 많습니다. 특히 이번 주말엔 구석기 축제도 열린다고 하니 가족들과 함께 연천으로 즐거운 나들이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한탄강에서 동호인들이 카약을 즐기고 있다
동호인들이 한탄강에서 카약을 즐기고 있다
◆주상절리대 마주보며 캠핑도 하고 레포츠도 즐기고

연천이 뜨고 있다. 주말 캠퍼들은 물론 레포츠를 즐기려는 이들까지 모여들고 있다. 연천은 캠핑은 물론 래프팅의 원조격이다. 연천 한탄강 오토캠핑장은 국내 3대 캠핑장으로 꼽힐 만큼 수려한 경관과 캠퍼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곳이다. 오토캠핑을 즐길 수 있는 넓은 야영장은 물론 초보 캠퍼들도 충분히 캠핑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캐라반과 캐빈하우스까지 갖춰져 있다. 캠핑장 주변으로 물놀이장과 인라인 스케이트장, 축구장 등 다양한 레저 시설도 갖추고 있고 전곡선사박물관 등이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 최근에는 완연한 봄기운에 낚시, 카약, 레프팅 등 다양한 레포츠도 즐길 수 있어 캠퍼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자자하다. 연천의 임진강과 한탄강은 유속이 완만해 초보자들도 쉽게 카약이나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더불어 강이 품은 수많은 이야기와 장엄한 풍광은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연천 고랑포를 중심으로 형성된 임진강 절경은 흔히 고호팔경(皐湖八景)으로 불릴 정도로 아름답다. 압권은 병풍처럼 펼쳐진 주상절리다. 현무암 대지가 오랜세월 침식작용으로 깎아지른 수직 절벽이다. 석양이 질 때 현무암 절벽에 비취는 빛깔을 보면 누구나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안타깝게도 차탄천의 주상절리대는 전망대가 따로 없기에 불편함을 감수해야한다. 연천군은 주상절리대를 따라 걸을 수 있는 길을 조성하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안전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탄강과 인접한 지류에 자리안 재인폭포. 슬픈 이야기를 품고 있다.
◆슬픈 이야기 품은 재인폭포

재인폭포는 한탄강과 인접한 지류에 자리해 있다. 일반적인 폭포와 달리 평지가 움푹 내려앉으면서 생긴 협곡에 위치해 있어 가까이 가지 않으면 폭포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다. 상상해보라. 넓디넓은 들판 한 가운데에 움푹 들어간 폭포가 있다니... 그것도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다. 너비 30m, 높이 18.5m에 이르는 폭포가 물살을 토해내고 있다. 마치 커다란 분수대에서 물이 쏟아지는 느낌이다. 특히 주상절리와 어우러져 장쾌한 위용을 뽐낸다. 슬픈 이야기도 얽혀있다. 옛날 외줄타기를 장기로 하는 어떤 재인(才人)이 예쁜 아내와 함께 이 고을에 살았다. 그런데 그의 처를 탐낸 이 고을 수령이 재인으로 하여금 폭포 위에서 줄을 타게 하고 그 줄을 끊어 떨어져 죽게 했다. 이후 수령은 재인의 아내에게 다가가 욕심을 채우고자 하였으나 그 일은 쉽지 않았다. 그녀는 용모 못지않게 행실과 절개도 곧았던 모양이다. 재인의 아내는 수령의 코를 깨물어 저항하고 스스로 혀를 깨물어 자살하고 만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이 폭포에 재인의 한이 서렸다 하여 재인폭포라 이름하고, 그 마을 역시 수령의 코를 깨문 여인이 살았다 하여 ‘코문리’ 즉 고문리(古文里)라 부르게 되었다. 지금은 주변을 막아놓았지만 내달 1일에는 유리전망대를 만들어 일반인들에게 공개한다고 하니 이번 주말에는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곡리선사박물관


◆구석기로 떠나는 체험여행, 내달 3일부터 전곡리 일원서 구석기축제 열려

캠핑·레포츠도 즐기고 주변여행지도 둘러보았다면 구석기로의 시간 여행도 한번 해보시라. 캠핑장 바로 옆 전곡리 구석기 유적 일원에서 ‘제21회 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가 5월3일부터 5월5일까지 열린다. 연천에는 우리나라 구석기 유적을 대표는 전곡리 유적이 있다. 1978년 우연히 미군 병사에 의해 발견된 주먹도끼 하나가 한반도의 잃어버린 시간들을 되돌려 주었다. 구석기 문화를 테마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축제인 제21회 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가 다음달 3~5일 3일간 ‘전곡리안의 숨소리’란 주제로 연천전곡리유적 일원에서 열린다. 한반도의 실제 구석기문화를 포함, 세계의 구석기문화를 두루 접하고 체험할 수 있는 학습형 축제인 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는 다양한 볼거리와 이채로운 체험 거리가 함께 있어 어린이날 연휴 들러볼 최고의 가족 나들이 축제로 인기가 높다. 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는 ‘세계구석기체험마을’, ‘구석기 퍼포먼스’, ‘구석기 바비큐 체험’ 등 누구나 흥미를 끌만한 콘텐츠를 근간으로 구석기문화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재미나게 선보인다. 이 외에도 ‘구석기 창던지기’, ‘구석기 고기잡이’, ‘구석기 힐링캠프’등과 함께 ‘너도나도 전곡리안’ 퍼레이드, ‘전곡리안 패션왕’ 선발대회(어린이) 등이 준비돼 있다. 문의 축제추진위원회 (031)839-2561~3, 2568

전곡리선사박물관. 영장류가 진화해 가는 과정을 전시한 모습
◆여행메모

▲가는길= 여행이 목적이라면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자유로를 타고 간다면 문산나들목으로 나가 37번국도를 따라가면 연천군 전곡읍이다. 서울외곽순환도로를 이용해도 좋다. 의정부나들목에서 나가 한탄대교를 건너기 전 우회전을 하고 한탕강기차역 앞에서 다시 좌회전을 하면 전곡선사유적지다.

▲볼거리

▷전곡선사박물관= 우리나라 최고의 구석기 박물관이다. 2011년 4월에 개관한 우리나라 최고의 구석기 박물관이다. 전곡리 구석기유적의 영구적인 보존과 활용을 위해 건립되었다. (031)830-5600

▷경순왕릉= 경주를 벗어난 유일한 신라왕릉이다. 신라56대 경순왕 김부의 묘로 927년 경애왕이 후백제 견훤의 습격을 받아 사망한 후 왕위에 오른 왕이다.

▲먹거리

▷불탄소가든: 어느곳에서도 맛 볼 수 없는 특별한 민물고기매운탕이 주요메뉴다. 민물고기의 비릿한 맛은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다만, 아침 일찍 찾지마라. 점심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031)834-2770

▷금수강산: 몸이 절로 좋아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한방오리탕을 추천한다. 오리고기 특유의 쫄기함은 없다. 다만 아이스크림 같은 부드러운 고기를 맛 볼 수 있다. 식당이 아닌 약방 느낌이랄까. (031)834-2528

▷청산초계탕: 초계탕은 초계탕인데 약간 퓨전스럽다. 그래도 메밀국수는 일품이다.

불탄소가든매운탕,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특유의 맛이 일품이다.
청산초계탕. 초계탕인데 약간 퓨전스럽다
경원선. 서울과 원산을 잇는 철도인 경원선은 1914년 개통됐으나 분단으로 끊어졌다.
고구려성 중 하나인 당포성이 임진강의 본류와 지류가 만나는 지점에 서 있다. 주상절리가 강변을 두르고 있어 천혜의 요새다.
경기도 연천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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