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마크롱 "한달내 브렉시트 재협상 어려워"…노딜 우려 재부각

보리스 존슨 英총리 '30일 협상' 요구 거절
"백스톱은 필수…EU 핵심 요구 벗어난 새 합의문 작성 힘들 것"
"한달내 대안 찾으려면 모든 면에서 호의적이어야"…양보 촉구
"백스톱 대안 마련 못하면 英정치 탓"…"잠재적 노딜 경고"
  • 등록 2019-08-23 오전 11:14:31

    수정 2019-08-23 오전 11:14:31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마감시한인 10월 31일 전에 재협상을 하겠다”는 의견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합의한 내용을 벗어나는 재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명백하게 선을 그었다. 사실상 재협상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와 결별하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도 한층 커졌다.

존슨 총리는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2시간에 걸쳐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는 회담에서 “(전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로부터 아주 큰 격려를 받았다”면서 향후 30일 이내에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국경 문제, 이른바 백스톱(안전장치) 문제에 대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백스톱은 브렉시트 전환기인 2020년 말까지 EU령인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 간 통행·통관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하드보더를 피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이 기간 동안 자유로운 출입을 보장하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북아일랜드를 비롯한 영국 전체가 EU 관세동맹에 잔류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존슨 총리를 비롯한 영국 내 브렉시트 강경파는 이 조항이 영국을 EU에 무기한으로 잔류·종속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존슨 총리는 전날 독일에 이어 이날 프랑스를 방문했다. 직접 백스톱 조항 삭제를 설득하겠다는 복안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하지만 “영국과 EU가 모든 면에서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30일 안에 뭔가 획기적인 해결책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EU의 핵심 요구사항이 (재협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만 가능하다”고 일축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언급한 핵심 요구사항은 EU령인 아일랜드가 EU 단일시장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마련된 것이 백스톱 조항이다. 그는 “백스톱 조항은 필수적”이라 “다음 달까지 기존의 합의문을 크게 벗어나는 합의문을 새로 작성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협상을 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뜻을 분명히 하며, 존슨 총리의 요구를 에둘러 거절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존슨 총리의 손에 영국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압박했다. 그는 “백스톱 조항에 대한 대안을 찾을 수 없게 된다면 이는 더욱 깊은 문제, 영국의 정치적 문제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그 책임이 영국에 있다고 돌린 것이다.

이같은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일각에선 노딜 브렉시트에 직면해 있음을 잠재적으로 경고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존슨 총리는 “물론 나는 (재)협상을 원하고 있으며, 좋은 합의에 이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안 마련에 자신감을 내비치면서도, 백스톱 조항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와 관련, 프랑스의 한 고위 공무원은 “두 정상 간의 대화는 매우 건설적이었다”면서 “양측은 마크롱 대통령이 언급한 아일랜드의 안정성과 EU 단일시장의 무결성, 즉 EU의 기본 원칙을 존중하는 합의에 9월말 전까지 도달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날 독일과 이날 프랑스를 연이어 방문한 존슨 총리의 행보에 대해 “프랑스 행정부 내부적으론 협상에서 양보하려는 진지한 노력이 아닌, 유권자들에게 민족주의자처럼 비춰지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식 시도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존슨 총리는 이번 주말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만나 브렉시트 재협상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별다른 진전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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