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 "전면중단으로 대다수업체 도산 우려"(종합)

입주기업 70% 뾰족한 대책 없어
11일부터 철수 시작…생산시설 회수는 北 허가 필요
재가동 가능성 희박…"정부, 실질적 피해보상 해줘야"
  • 등록 2016-02-10 오후 5:34:17

    수정 2016-02-10 오후 6:30:16

[이데일리 박철근 채상우 기자] “국가를 믿고 개성공단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허무합니다.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조치로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약 70%는 사실상 망하는 수순을 밟는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겁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A사 대표는 이같이 전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정부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험을 잇달아 실시한 북한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기 위해 10일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중단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8월 현대아산과 북한측이 ‘공업지구 건설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한 이후 16년 만에 사실상 폐쇄상태에 이르게 됐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없이 마치 군사작전처럼 통보받아 원망스럽다”며 “이번 정부 조치가 얼마나 합당한 처사인지 납득도 가지 않을뿐만 아니라 입주기업 피해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2013년 개성공단 재가동 합의 당시 정치적 영향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한다고 했다”며 “정부의 이번 조치는 당시 합의안을 무시한 일방적인 조치”라고 비판했다.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개성공단에는 124개 기업(2015년말 현재)이 입주해 있다. 이들 기업의 생산규모는 지난 2011년 4억달러를 돌파(4억185만달러)한 후 지속 증가해 2014년에는 4억6997만달러(약 5627억원)를 기록했다.

개성공단 가동중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4월부터 9월까지 134일간 가동중단이 된 전례가 있다. 다만 우리 정부가 먼저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입주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날 정부 공식 발표 이전부터 개성공단 폐쇄 및 잠정중단 결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돌면서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A사 대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부분이 개성공단 사업에 올인한만큼 철수 후에 거래처의 발주 물량을 어떻게 해서든 책임져야 한다”면서도 “국내외 생산이 가능한 곳을 알아봐야 하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망하는 수순으로 접어드는 것”이라며 탄식했다.

재가동에 관한 가능성도 현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정부가 실질적인 피해보상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국무조정실장 주관으로 정부합동대책반을 운영해 실질적 피해보상 및 경영정상화를 위한 지원방안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통일부는 “경협보험금 및 협력기금 특별대출 지급 등 재정적 지원과 함께 희망기업에 산업·고용분야 지원방안 등도 다각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B사 대표는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조치에 따라 11일부터 철수가 진행된다”며 “입주기업들은 원부자재와 제품을 가지고 내려와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기계설비는 북한의 허가가 있어야 가지고 올 수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가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협력업체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개성공단 외적인 문제로 하루 아침에 망하게 생긴 기업들에 대해 이 정도의 보상은 마련해줘야 하는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이날 논평을 통해 “124개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5000여 협력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는 보전대책이 반드시 강구돼야 할 것”이라며 “북측도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의 미래를 살릴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이에 상응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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