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사 복제약이라도 팔아야지'

국내제약사, 자구노력 처절
다국적사 복제약 대신 판매
  • 등록 2012-05-24 오후 2:47:00

    수정 2012-05-24 오후 6:03:45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약가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된 국내제약사들이 수입약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심지어 다국적제약사의 제네릭(복제약) 제품도 팔겠다고 나서는 상황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000230)은 화이자의 항암제 5개, 항생제 1개 품목에 대한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화이자가 허가받은 제품을 일동제약과 공동으로 영업활동을 하는 방식이다.

다국적제약사와 국내사와의 공동 판매는 국내 제약업계에서 낯선 현상이 아니다.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보유한 다국적제약사와 강력한 영업력을 보유한 국내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특히 약가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최근 들어 이 같은 전략적 제휴가 급증하는 추세다. 국내제약사들은 올해부터 시행된 약가인하 제도의 여파로 대부분 매출은 전년대비 정체를 보이거나 감소세를 기록중이다. 영업이익은 상당수 업체가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동아제약은 최근 GSK, 바이엘 등과 손 잡고 공동 판매를 진행중이다. 유한양행은 최근 유씨비제약, 베링거인겔하임, 길리어드, 릴리 등의 제품을 장착했다.

대웅제약은 화이자, MSD, 베링거인겔하임 등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판매 리스트에 추가했다. 한미약품, 녹십자, 종근당 등도 다국적제약사와의 제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이들 업체는 모두 다국적제약사의 오리지널 제품을 국내사와 공동으로 판매하는 사례다.

하지만 이번에 일동제약과 화이자가 공동으로 판매키로 한 제품은 제네릭(복제약) 제품이다. 화이자가 제네릭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하면서 영업활동은 일동제약과 손 잡은 셈이다. 화이자의 제네릭 제품 중 일부는 LG생명과학이 대신 생산해주고 있다.

화이자 측은 "일동제약이 항암제 분야 영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서 파트너로 선정했다. 공동 판매를 통해 국민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동제약 측은 "미국에서 승인받은 고품질의 제품을 통해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매출신장에 기여할 계획이다"고 제휴 취지를 설명했다.

국내업체가 다국적제약사의 제네릭 제품도 판매에 나서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제네릭 제품은 오리지널 의약품과 약효가 동등함을 입증하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거치면 어렵지 않게 허가받을 수 있다. 실제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수십개의 제네릭이 동시에 허가받으면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치는 등 제네릭 분야는 국내사의 전유물이었다.

리베이트 규제, 약가인하 등의 악재로 경쟁력을 갖춘 신제품을 배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국적제약사의 브랜드 제네릭을 팔아서라도 매출을 늘려보자는 자구책인 셈이다.

이같은 수입약 도입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많다. 수입약 도입에 따른 로열티 비용 등의 증가로 매출원가가 상승, 영업이익은 급격히 줄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제약사들의 영업이익 추락도 수입약 도입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약가인하로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고, 신약이나 개량신약 등 경쟁력 있는 제품이 나오기까지 수 년이 걸리는 상황에서 매출에 기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 현장의 분위기다"고 토로했다.

▶ 관련기사 ◀ ☞일동제약, 화이자와 항암제·항생제 공동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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