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나 혹은 먹히거나'…M&A 시장서 바빠진 엔터사

인수합병 시장서 두드러진 엔터사 행보
삼본전자, 김하늘·장혁 소속사 IHQ 인수
골드메달리스트는 더블유에프엠 인수
동종업계 인수 흐름→목적 다양화 눈길
  • 등록 2020-11-13 오전 11:01:00

    수정 2020-11-15 오전 11:14:08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유명 연예인들이 몸담은 연예기획사(엔터사)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거에도 업계 영향력 확장을 위해 동종업계 엔터사를 인수한 사례는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반 기업이 신사업 참여를 목적으로 엔터사를 인수하거나 반대로 엔터사가 수익 다변화를 위해 일반기업 인수에 뛰어드는 등 목적과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그래픽= 이동훈 기자)
M&A 시장서 두드러지는 엔터사 행보

통상 엔터사의 M&A라 하면 동종업계 회사 인수를 통한 시너지 확대를 떠올린다. 최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빅히트(352820)가 대표적이다.

빅히트는 지난 2018년부터 해외시장 진출과 사업 확장, 아티스트 확보 등을 위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BeNX, 빅히트에듀, 빅히트360, 빅히트IP, 빅히트솔루션재팬, 빅히트아메리카 등 종속회사를 설립했고 쏘스뮤직과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등을 인수했다.

카카오(035720) 자회사인 카카오M도 음악 레이블·배우 매니지먼트사·콘텐트 제작사 등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지난 8월에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또 오해영’ 제작사인 ‘바람픽쳐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배우 이병헌과 공유, 현빈, 정유미, 임수정 등을 비롯해 에이핑크와 몬스타엑스 등의 아이돌그룹이 카카오M 소속 연예인으로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엔터사발(發) M&A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일반 제조업 회사들이 엔터사를 인수하거나 반대로 엔터사들이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해 일반 기업 인수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딜라이브의 콘텐츠 부문 자회사이자 엔터사인 아이에이치큐(003560)(IHQ)는 최근 삼본전자(111870)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IHQ는 지난 11일 “당사 최대주주인 딜라이브와 특수 관계자인 딜라이브강남케이블티브이가 매각 추진을 위해 삼본전자 컨소시엄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IHQ는 코미디TV와 드라맥스 등 5개의 케이블TV 채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김하늘과 장혁, 조보아 등 다수의 연예인이 있는 엔터사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 거래 대상은 딜라이브와 딜라이브강남케이블티브이가 보유한 지분 약 45%(약 6650만주) 수준으로 인수대금은 1000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IHQ 매각 이면에는 M&A 시장에 나온 딜라이브 매각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절차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인 딜라이브 예비입찰에는 KT(030200)가 단독으로 인수의향을 밝힌 상태다. 원매자 입장에서는 딜라이브가 보유한 엔터사를 비핵심자산으로 간주하는 상황에서 해 원매자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앞서 딜라이브가 올해 2월 IHQ의 또 다른 자회사이자 엔터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 지분 30.61%(경영권 포함)를 화장품 업체 브이티지엠피(018290)에 매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IHQ 새 주인이 유력한 삼본전자는 이어폰과 헤드폰·블루투스 기기 제조업체지만 오랜 기간 엔터 산업에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삼본전자는 지난 8월 게임제작사 하루엔터테인먼트를, 지난달에는 관계사 필룩스(033180)와 함께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을 소유한 서울미라마를 인수하며 영역을 확장해 왔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신사업 진출로 수익 채널 다변화 핵심

지난 5일에는 배우 김수현과 서예지 등이 있는 엔터사 ‘골드메달리스트’가 영어교육 전문업체 ‘시원스쿨’과 컨소시엄을 이뤄 코스닥 상장사인 더블유에프엠(035290)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더블유에프엠 측은 이날 “지난달 26일 공개경쟁입찰 입찰서류를 접수해 이날(5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산정 허가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더블유에프엠은 에듀박스라는 사명으로 초등 교육학원 이보영의 토킹클럽 등 교육사업을 벌이다 2017년 11월 최대주주가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로 바뀌면서 2차 전지사업을 시도했다. 그러나 코링크PE의 횡령·배임 혐의가 불거지며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고 회생신청 후 새 주인을 물색해 왔다.

골드메달리스트는 더블유에프엠 주주로 참여해 글로벌 OTT(인터넷동영상서비스) 시장과 한한령 해제에 대비한 영상콘텐츠 제작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골드메달리스트는 올해 첫 제작 작품인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 방송돼 큰 인기를 끌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자사 소속 연예인을 활용한 신사업(교육사업) 진출 가능성도 열려 있다. 카카오키즈와 합병한 ‘야나두’가 영화배우 조정석을 앞세운 스타 마케팅으로 급성장 한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력 엔터사 지분 투자를 넘어 최근에는 엔터사가 기업체 인수에 나서는 등 M&A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IT(정보기술) 발전에다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수혜주로 꼽히는 콘텐츠 강화에 가속도가 붙은 상황에서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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