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메르스로 침체된 내수경기 살리기 나선다(상보)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삼성그룹이 2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여파로 침체된 내수경기를 진작하고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발표했다.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3일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사태 확산과 관련해 직접 대국민 사과와 재발방지책을 발표했고 이후 그룹 차원에서 지원책을 검토해 왔다.

삼성은 내수 활성화를 위해 하계 휴가철을 맞아 300억원 규모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매하기로 했다. 상품권은 삼성계열사 사업장에 근무하고 있는 협력회사 및 용역회사 직원들에게 지급해 노고를 격려하는 한편 소비진작으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메르스 사태 이후 급감한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 입국 중국인 단체관광객 숫자는 올 6월 26만5265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54.6% 감소했다.

삼성은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 현지 거래선과 고객을 한국으로 초청하고, 현지 우수 사원에게 국내관광 포상휴가를 제공하는 등 1000명 이상의 관광객을 한국으로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실행시기는 메르스 사태가 종식되는 시점에 맞춰 이달말 이후 추진할 예정”이라며 “중국과 동남아 거래선 등에 대한 초청과 우수사원 포상휴가 제공은 현지인들이 한국 방문을 재개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임직원들에게 국내 여행을 권장해 침체된 국내 관광경기 활성화에도 기여키로 했다. 기존 7월말 ~ 8월초에 집중돼 있는 임직원들의 하계 휴가를 앞당겨 실시하도록 하고, 전국 휴양지 사진 콘테스트 등 국내 여행 권장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극심한 가뭄 속에 메르스까지 확대되며 이중고를 겪고 있는 농어민들을 돕기 위한 활동도 실시한다.

이달 중 삼성전자 서초사옥 등 전국 21개 사업장에 직거래 장터를 개설하고, 농산물과 지역상품을 구입해 농어촌 경제 활성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삼성 계열사들은 ‘1사 1촌 자매마을’을 비롯한 전국 200개 마을에서 농수로 정비 같은 시설보수, 일손돕기 등 봉사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농촌 봉사활동에는 계열사 임직원 1만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가뭄, 그리스 디폴트 문제 등 대내외적으로 상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하루빨리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고 소비가 살아나야 된다”면서 “이런 점을 고려해 경기 활성화에 기여를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정부도 추경을 편성하고, 전경련·대한상의 등 경제단체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자는 분위기에서 삼성도 동참해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이라며 “메르스 관련 대국민 사과와 연결시킬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메르스 사태로 취소된 신입사원 수련회나 글로벌 전략회의 재개계획에 대해선 “ 메르스 때문에 경영활동이 위축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기에 도움이 되는 내부 회사 행사들은 진행한다는 원칙이 있다”면서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행사를 할 것인지에 대해선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