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코레일이 던진 1.4兆 ‘용산개발 카드’ 받을까

미분양 4500채분 증자규모..“밀어낼 땐 언제고”
주도권 잡으면 호텔·면세점 키워 ‘삼성허브’ 가능성
  • 등록 2013-03-04 오후 12:15:00

    수정 2013-03-04 오후 12:15:00

[이데일리 윤도진 기자]삼성의 선택이 31조원 규모 용산역세권개발 사업 생사를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코레일은 땅값 2조6000억원을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에 현물 출자하고 현금 4161억원을 긴급지원한다는 제안을 내놨지만 이는 민간출자사들이 1조4000억원을 먼저 출자해야 한다는 게 전제다. 이 안은 지난달 28일 드림허브 이사회에서 통과됐다.

그러나 다른 민간출자사들이 증자에 나서지 못할 상황이어서 삼성물산(000830)이 랜드마크 시공비로 받아야할 1조4000억원을 증자로 돌리느냐가 사업의 향방을 가를 관건이다. 사업 1대주주 코레일과 주도권 다툼을 벌이던 2대주주 롯데관광개발(032350)도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하고 이미 ‘백기’를 들었다. 감사원이 이달 중순께 코레일에 대한 감사를 예정하고 있는 등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오는 12일 금융이자(59억원) 만기까지 삼성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 조감도(자료: 용산역세권개발)
“사업 책임 출자사 모두 나눠야”

삼성의 증자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삼성물산과 용산개발 사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0년 자금조달안을 두고 코레일과 맞서다 용산사업의 경영 주도권을 롯데관광개발 측으로 넘긴 바 있다.

당시 코레일이 추가자금을 조달하면서 건설사들의 지급보증을 요구했으나 삼성물산은 이를 거부했다. 삼성물산이 용산역세권개발㈜(AMC) 지분 45.1%를 포기하면서까지 한발 물러선 것은 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사업성이 크게 악화됐다고 봤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코레일이 삼성을 밀어냈던 당시에 비해 지금이라고 경기가 나아진 게 있느냐”며 “1조4000억원이면 미분양 아파트 4500여채에 달하는 규모의 자금부담이 되는데 다른 조건없이 그만한 부담을 떠안고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고 말했다.

삼성은 드림허브 이사회에서 증자안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지분만큼의 권리와 책임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일 뿐, 책임은 출자사 모두가 나눠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초대형 공사물량·상업시설은 매력적”

그러나 삼성물산 입장에서도 요즘 같은 불경기에 1조원이 훌쩍 넘는 규모의 초대형 사업 시공권을 포기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반면 용산 사업을 끌고가면서 삼성이 사업 주도권을 잡으면 총 31조원 규모의 사업에서 시공물량을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사업 위험은 적지 않지만 그만큼 거둬들일 이익이 불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삼성이 사업주도권을 가지면 면세점이나 호텔 등의 용산 드림허브 내 대형 상업시설을 삼성그룹 계열사가 확보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용산 드림허브를 ‘삼성허브’로 만들 수 있다는 게 삼성 입장에서는 당근이 되는 셈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 입장에서 용산 출자는 단순도급 사업자가 사업 지분을 가지고 운영까지 뛰어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이는 최근 사업영역을 EPC(설계·구매·시공) 전후로 넓히려는 전략과도 맞닿는 부분이어서 삼성이 지분 참여에 아예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사업 규모나 정치권 및 여론 관심 등이 큰 사안이기 때문에 삼성물산이 자체적으로 증자 참여를 판단하기보다는 그룹 차원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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